숨 고르던 국내외 게임사들이 오는 6월 준비 중인 신작 게임들을 일제히 쏟아낸다. 그동안 재택근무 등으로 연기됐던 게임들이 막바지 폴리싱(완성도 개선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르와 규모 그리고 입지까지 비슷한 게임들이라 게임사 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진다.
6월 대전에 참여하는 게임들의 장르가 다양하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뿐만 아니라 격투 게임, 육성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이 출시된다.
위메이드는 '미르M:뱅가드 앤 배가본드'를 이달 23일 출시한다. 미르M은 게임 한류 원조 '미르의 전설2'를 재해석한 미르 IP 신작이다. 원작의 8방향 그리드 쿼터뷰 방식을 통해 정통성을 강조했다. 원작 세계관에 핵심 콘텐츠, 앞서 흥행했던 미르4에 적용된 신기술 등을 융합해 개발 중이다.
회사 가치를 퀀텀 점프시킨 '미르4'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서비스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할 게임이다. 게임 완성도와 국내서비스 흥행 여부 관심이 높다. 현재까지는 미르4 테스트 결과보다 지표가 높다고 알려졌다.
테스트 참가자는 미르M '만다라' 시스템에 만족감을 표했다. 만다라 시스템은 미르M 성장 시스템이다. 전쟁형 뱅가드와 탐험형 배가본드로 캐릭터 육성방향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끊임없이 전투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상인, 탐험 등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테스트 종료 후 실시한 추천 의사설문에서 전체 참여자 39%가 5점 만점을 줬다. 51%도 추천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위메이드는 게임 자체 재미를 바탕으로 이용자를 확보하고 이후 돈버는 게임(P2E) 시스템을 더해 흥행 사이클을 계속 돌릴 계획이다.
넷마블은 작년 12월부터 사전등록을 진행해온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카드를 꺼낸다. 이달 16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얼마 남지 않은 출시일을 공개할 예정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 넷마블을 이끈 레볼루션 타이틀을 단 만큼 기대가 높다.
넷마블은 2021년 '제2의 나라'로 선방하긴 했으나 지난 몇 년간 모바일게임 대표회사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보여왔다. 자체 IP가 부실하다는 태생적 한계에 영업이익도 낮았다.
세븐나이츠는 모바일 시대 넷마블을 대표하는 IP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세븐나이츠2보다 원작에 가깝게 희귀했다. 세븐나이츠의 김정민 PD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에서는 스튜디오를 이끄는 대표를 맡아 개발을 지휘한다.
넷마블은 23일 북미 자회사 카밤의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도 내놓는다. 디즈니와 픽사 인기 캐릭터가 총출동하는 액션 RPG다. 원 IP 무게감과 파괴력은 6월 신작 중 최고 중량이란 평가다. 자체 IP를 활용한 '머지 쿵야 아일랜드'도 현재 사전예약을 하며 출시 준비에 돌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랜 공을 들인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를 20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3월 우마무스메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현지화 작업을 해왔다.
우마무스메는 실존 경주마 이름을 이어받은 캐릭터를 성장시켜 레이스 승리를 목표로 플레이하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카툰 렌더링 방식으로 구현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스토리와 다양한 콘텐츠가 특징이다. 실존 경주마의 스포츠와 드라마가 어우러져 우마무스메만의 독창성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본과 같은 성과를 한국에서도 얻기를 기대한다. 매출 3위 안에 들 것을 희망한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단일 시장 성과만으로 지난해 4월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또 일본 서비스 시작 후 약 1년이 지난 현재 1400만 다운로드를 넘겼고, 트위터 세계 트렌드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다수 글로벌 앱 분석 기업이 우마무스메가 작년에만 약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예측했다.
흥행 관건은 현지화와 이벤트다. 개발사 사이게임즈 게임답게 상당한 투자와 장시간 반복플레이를 요구하는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 운영에 흥행이 걸렸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로 흥행에 성공한 넥슨은 자사 대표 모바일 게임 'HIT' 후속작 'HIT2' 사전예약을 이달 30일부터 시작한다. HIT는 투입한 리소스에 비해 실망스러운 결과만 냈던 넥슨 모바일게임 활로를 뚫었던 게임이다. HIT 개발사 넷게임즈는 현재 넥슨게임즈로 이어진다.
HIT2는 IP를 계승하면서 게임 스케일을 확장했다. 대형게임에 걸맞은 규모의 공성전과 필드 전투를 구현한다. 모바일, PC 멀티 플랫폼으로 올 하반기 국내 출시된다.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PC 슈팅 게임 '베일드 익스퍼트'는 이달 26일까지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다. 출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는 중이다. 각자 고유한 개성과 특성을 지닌 요원 9명을 움직여 지점에 폭탄을 설치해 터트리거나 해제하는 폭파 미션을 제공한다.
넥슨은 이달 28일 던전앤파이터 IP를 이용한 격투게임 '던전앤파이터 듀얼(DNF 듀얼)'도 출시한다. 일본 격투게임제작명가 아크시스템웍스와 네오플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넥슨은 던파 듀얼을 통해 던파 IP를 확장하고 콘솔 플랫폼 안착까지 노린다는 전략이다.
블리자드는 3일 '블리자드 이모탈'을 출시하며 상위권을 선점했다. 초거대 IP를 활용한 이 게임은 출시 첫날부터 인기 1위를 달성하고 매출 5위까지 오르는 등 초반 흥행 기틀을 다지고 있다. 블리자드는 버거킹과 콜라보레이션이나 굿즈 상품을 출시하며 게임 외 지원에 나서며 대세감을 형성하고 있다.
이모탈은 기존 디아블로와 색이 조금 다르다. 야만용사, 성전사, 악마사냥꾼, 강령술사, 마법사 등 6개 직업이 등장한다. 8인의 파티 플레이를 지원하고 최대 150명으로 이루어진 클랜을 꾸릴 수 있다. 진영 기반의 PvP 시스템, 레이드 등도 추가됐다.
블리자드는 많은 인원이 즐길 수 있도록 과금 강도를 대폭 낮췄다. 배틀패스와 외형 변경용 아이템을 판매한다. 국내게임과 비교하면 과금 강도는 낮다는 평가다. 다만 국내 MMORPG와 비교하면 PvP 콘텐츠 절대 양이 적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경쟁에서 우열을 차지하는데 흥미를 느끼는 한국 이용자 구미에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출시에 앞서 기대감 형성 작업 중이다. 크로니클은 전 세계 1억4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히트작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 IP를 활용해 개발된 첫 번째 MMORPG다. 장기간 개발을 통해 게임을 다듬었다. 서머너즈워 IP의 힘을 지속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흥행에 성공해야하는 타이틀이다.
현재 매출 순위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들은 자리를 내주지 않기 위해 업데이트로 응수한다.
엔씨소프트 '리니지W'는 최근 탈리스만 시스템을 추가했다. 탈리스만은 강력한 버프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 리니지 시리즈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혈맹을 강화한다. 이벤트를 진행해 이용자 이탈을 막는다. 공헌도 획득량을 2배로 늘리고 혈맹 기부가능 횟수 증가 아테나 기부 할인으로 커뮤니티 록인을 노린다.
오딘 역시 콘텐츠 및 운영으로 이용자 경쟁력을 강화한다. 오딘은 크리에이터 게시판을 통해 이용자를 지속 락인시키고 작업장, 불법 프로그램 운영 정책 위반 계정을 제재하면서 운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6월 29일 그랜드 오픈 1년을 기념해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한다. 서버 이전을 지원하고 무스펠하임 이후 새로운 대륙인 6챕터 '아스가르드'를 추가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