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등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 신약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빠르게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아직 치료제가 등장하지 않은 신약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3일(현지시간)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2(바이오 USA) 참석차 방문한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 경쟁력은 스피드”라며 이같이 밝혔다. 메신저리보핵산(mRNA)처럼 새롭게 등장한 기술이나 앞으로 등장할 뇌질환 치료제 같은 미래 신약 분야에서도 생산 적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1년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 진출 7년 만에 3개의 공장을 완공하고 글로벌 최대 생산능력(36만4000리터) 보유 업체로 떠올랐다.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 규모인 4공장은 지난 2020년 11월 착공 2년 만인 올해 10월 부분 가동을 예정하고 있다. 림 사장은 “보통 경쟁사들이 공장 완공에 4년 이상 걸리는 것과 비교해 2년 만에 첫 부분 가동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경쟁사 대비 2배 빠른 경쟁력을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건설뿐만 아니라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 이전 기간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단축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모더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완제 위탁생산 계약 이후 5개월 만에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 출하하는 기록을 세웠다. 2020년에는 일라이릴리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생산 계약 체결 이후 5개월 만에 의약품 초기 물량 생산에 성공했다.
삼성은 지난달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IT 등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로 하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당분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규 투자는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에 진행한다. 장기적으로 미국 현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워싱턴, 텍사스,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가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유망 바이오텍을 대상으로 투자와 인수합병(M&A) 대상도 적극 물색한다. 존림 사장은 “자본 시장 투자가 줄면서 자금 여력에 어려움을 겪는 바이오텍들이 많다”면서 “경쟁력있는 바이오텍에 투자하거나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미국)=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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