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원격교육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LMS)을 구축하지 않았던 대학도 동참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은 대학교육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대학은 이러한 정보화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외되거나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이 외부기업에 의뢰하는 정보시스템에 대한 비용은 대학 규모 차이없이 엇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소규모 대학일수록 대학 전체 예산 대비 부담이 되는 것이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작은 대학일수록 같은 정보화 예산이라도 상대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개별대학의 시설 투자는 대학혁신지원사업 등을 활용하며 소프트웨어(SW) 공동구매나 차세대 시스템 구축 등은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학 컨소시엄이나 민간이 주도하는 에듀테크 기반의 비영리재단설립도 세계적 추세다. 급변하는 디지털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개방형 혁신 모델을 통한 발전 모델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공공과 민간 교육기관, 기업까지 참여해 협력하는 형식이다. 이를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이 개발,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선 영국, 미국, 네덜란드 등이 고등교육기관, 연구기관 등이 주축이 된 비영리재단이나 협회를 중심으로 IT 서비스·전략 등 체계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영국 JISC는 영국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교육과 연구를 위한 디지털 솔루션 및 네트워크, IT서비스와 에듀테크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영국 대학 협회가 주축이 돼 1993년에 비정부기구로 출발했다.
JISC는 대학 규모에 따라 연회비를 받으며, 운영자금 대부분은 영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재정 지원 및 라이선스 수입으로 조달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교육기관의 디지털 인프라 및 지원 서비스로 사용된다. 주요 서비스는 클라우드, 연결성, 사이버 보안, 데이터 분석, 디지털 콘텐츠 계약 협상 및 라이선스 제공, 캠퍼스와 교육기관에서 학생 경험 등 교육 정보화 사업 전반을 담당한다.
JISC는 에듀테크 표준과 테스트베드 프로그램 공급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의 성장을 지원하면서 교육계와 산업계가 모두 참여하는 해커톤대회 등을 열어 교육 현장의 아이디어를 에듀테크 사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네덜란드 SURF는 대학,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개발, 지원하는 협회다. 네덜란드의 모든 대학, 연구센터, 직업교육기관, 연구기관 등이 가입해있다. 네트워크 인프라 지원 및 서비스를 전반적으로 지원하며 해당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연구원에 고성능컴퓨터(HPC) 서비스 및 기술, 시설까지 제공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