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이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자율주행차를 연내 30대 이상 운행한다.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지역을 넓히고 안전한 기술 구현하기 위해서다.
포티투닷은 올해 안으로 레벨4 자율주행차를 3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임시운행허가를 받아 연구개발(R&D) 목적 자율주행차를 늘린다.
유상서비스 실증은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서만 가능하지만 R&D 목적의 주행은 임시운행허가만 받으면 전국 어디에서든 가능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자율주행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차량 대수는 58개 기관이 운행하는 213대다. 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이 연구개발(R&D)과 기술 실증을 목적으로 운용 중이다.
단일 최다 차량을 보유한 곳은 37대로 현대차로 추정된다. 올 연말 레벨3 자율주행차 'G90'의 실도로 테스트 차량도 포함됐다는 점에서 레벨4 자율주행차는 30대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티투닷의 목표치인 레벨4 자율주행차 30대가 공격적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외부에 알려진 포티투닷 레벨4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상암에서 운용하는 3대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다른 시범운행지구 추가 운행계획은 없으나 수집 데이터를 늘리기 위해 자체적으로 차량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 대수 확대는 아직 수익 사업이 뚜렷하지 않은 포티투닷으로서는 과감한 투자 결정이다. 포티투닷은 지난해 매출 4억원에 영업손실 321억원, 당기순손실 345억원을 기록했다. 포티투닷이 상암 외 다른 지역에서 실증 사업을 수주하지 않은 만큼 자율주행차 추가 개발과 운영비는 직접 부담해야 한다.
자율주행차 개발은 차량 구입비를 포함해 1억원 내에서 비용으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 판매 차량이 아니고 기개발한 차량과 소프트웨어(SW)가 있어서다. 다만 2교대 차량 드라이버 인건비, 유지보수비 등을 고려하면 대당 연간 1억원의 운영비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임시운행허가 받는 곳 대다수는 정부 과제 예산으로 차량을 제작하고 인건비 등 운영비를 충당한다”며 “자체적으로 차량을 30대까지 늘려 운용한다는 포티투닷의 계획은 상당히 공격적 투자”라고 평가했다.
포티투닷이 레벨4 자율주행차를 늘리는 것은 지역별로 주행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쌓아 초기 상용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다양한 운행설계영역(ODD) 데이터를 쌓아 주요 시나리오를 추출하고 시뮬레이션으로 기술을 개발한 뒤 실증을 통해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포티투닷의 자율주행차 확대는 다른 자율주행 개발자에게도 희소식이다. 포티투닷이 구축한 차선 인식과 다중 객체 추적 관련 데이터셋을 외부에 오픈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에는 포티투닷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 '에이키트(AKIT)'가 적용된다. 기술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 운용체계(OS), 클라우드, 알고리즘을 포함한다. 센서는 고가의 라이다를 쓰지 않고 '레이더 5대+카메라 7대'만 사용해 비용 효율적인 게 특징이다. 지도도 카메라 수집 데이터로 업데이트가 가능한 경량화 지도 'SDx 맵'을 사용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