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號 'LG 실용주의 4년'… 수익성 244%↑

7개 상장사 매출 138조→179조
영업이익 4.6조→15.8조 '3배↑'
적자사업 정리·유망영역 투자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결실'

구광모號 'LG 실용주의 4년'… 수익성 244%↑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LG그룹 7개 상장사 매출·영업이익 합계 현황

LG 상장 계열사 7곳의 영업이익이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후 200% 이상 늘었다. 지난 4년 동안의 적자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유망 영역에 투자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결실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광모 체제 5년차를 맞아 적자 해소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을 넘어 성장에 기반한 내실화를 이뤄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29일 취임 4주년을 맞는다. 구본무 회장 별세로 2018년 6월 갑작스럽게 그룹 총수에 올랐지만 4년 동안 '선택과 집중' '실용주의' 등으로 대변하는 리더십을 보이며 불확실한 대외 변수 속에서도 그룹 성장을 이끌었다.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 그룹 주요 7개 상장사의 매출은 2019년 138조원에서 지난해 179조원으로 약 28%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조6000억원에서 15조8000억원으로 244% 성장하며 내실을 다졌다.

성과는 구 회장 취임 일성과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구 회장은 2018년 8월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 지주사인 ㈜LG 역할을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인재 확보'로 꼽았다. 이후 구 회장은 그룹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과감한 재편 작업에 착수했다. 2019년 LG전자 연료전지 사업과 수처리 사업을 시작으로 LG디스플레이 조명용 OLED,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에서 차례로 철수했다. 2020년에는 LG화학 편광판 사업, 2021년과 2022년에는 LG전자 휴대폰·태양광 사업을 각각 매각·철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LX 계열 분리로 구광모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정점을 찍었다.

구광모 LG 대표(왼쪽 세번째)가 지난 5월 경기도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왼쪽 세번째)가 지난 5월 경기도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도 과감히 집행했다. LG는 2026년까지 국내에만 총 10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 취임 후 가장 큰 규모다. 이 중 43조원을 배터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성장 분야에 집중 투자해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취임 5년차를 맞아 구 회장의 리더십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년간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와 AI·빅데이터, 로봇, 전장 등 유망 영역 투자로 성장 발판을 다진 만큼 이제는 상징적인 성공사례가 나올 때가 됐다는 관측이다. '안정 속 성장' 리더십을 넘는 자신만의 색깔 표출도 중요한 요소다. 취임 후 꾸준히 투자한 영역을 안착시키려면 더욱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구 대표는 취임 후 부진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등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전반적으로 안정 속 성장을 추구하는 실용주의 면모가 강했다”면서 “취임 5년차에 접어들면서 인사를 비롯해 미래 투자 등 자신만의 색깔을 씌우기 위한 행보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그룹 7개 상장사 매출·영업이익 합계 현황>

*LG그룹 7개 상장사: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지투알

구광모號 'LG 실용주의 4년'… 수익성 244%↑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