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그룹이 내년 자율주행 자동차에 활용되는 '라이다(LiDAR)'용 핵심부품 양산에 나선다. 차량용 카메라 이미지 센서에 이은 첨단 기술 기반 제품을 무기로 차세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소니그룹이 2023년 라이다용 '일광자검출기(SPAD)' 양산을 개시한다고 보도했다. 소니가 차량에 탑재하는 라이다용 부품을 생산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20년 시장 진입을 공식 발표한 이후 3년여만이다.
SPAD는 라이다에서 카메라 이미지 센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완전 고정형 라이다는 물론 회전형 미러를 탑재한 메니니컬형에도 사용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라이다 양산에 성공한 발레오 라이다 '스칼라'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발레오 라이다는 현재 현대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의 '레벨3' 자율주행차에 공급 중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소니는 본격 양산에 앞서 연내 SPAD 기반 거리 센서 'IMX459' 시제품을 출하할 예정이다. SPAD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IMX459를 탑재한 라이다의 참조 디자인도 선보인다. 해당 센서는 15㎝ 간격으로 최장 300m까지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그룹 산하에서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는 소니세미컨덕터솔루션스(SSS)는 일반 소비자용 승용차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차량 가치를 높이기 위해 라이다를 탑재하는 제조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최근 완성차 시장에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차별화를 위한 라이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 전기자동차 제조사를 비롯해 스웨덴 볼보, 일본 닛산자동차 등이 앞으로 출시할 신형 모델에 라이다를 탑재하기로 했다.
닛케이는 차량용 카메라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 거둔 성공을 라이다 시장에서 재현하는 것이 소니의 목표라고 전했다. 지난 2016년 '상보형 금속산화(CMOS)'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니는 오는 2025년 기준 글로벌 상위 20대 완성차 제조사 중 75%에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다 시장에서도 CMOS 이미지센서처럼 상위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 라이다 업계는 소니의 부품 양산을 반기고 있다. 핵심 부품을 대량 양산하면 라이다 제조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제품 신뢰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가 요구하는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 “라이다를 자동차 부품으로 공급하는데 필요한 인증을 받는 절차가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면서 “소니가 SPAD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은 라이다 시장이 곧 열린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