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은행·카카오뱅크가 새로운 본인확인기관 지정 심사를 통과했다. 휴대폰 기반 본인확인 시장의 약 95%를 장악한 이통3사 패스(PASS)에 대항해 금융권을 넘어 공공·유통 등 다양한 비금융권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사설인증 시장에 성역 없는 경쟁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9일 방송통신위원회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카카오뱅크 등 4개 은행을 신규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은행마다 보완 필요 사항을 부여했으며, 심사 결과 통지 후 90일 이내에 조건을 이행하면 본인확인기관 지정서를 교부받게 된다.
최근 시중은행은 인증서를 자체 개발·적용하고 외부로 인증서 범위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은행(KB모바일인증서)을 시작으로 신한은행(신한 사인)·하나은행이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인정을 획득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초기부터 적용해 온 자체 인증서 활용 범위를 마이데이터 등으로 본격 확대하기 위해 본인확인기관 지정을 신청했다.
신규 지정에 따라 4개 은행은 자체 인증서 적용 범위를 더 크게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작년부터 국민은행을 필두로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자체 인증서 개발·보급에 나서면서 경쟁이 가열됐다. 자체 인증서를 적용하면 은행 앱에서 사용자 본인확인 등에 걸리는 프로세스를 상당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금융 계열사뿐만 아니라 국세청 등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 사용하는 본인 인증·확인 절차에도 자사 인증서를 적용하면 인증서 범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인정과 본인확인기관 지정을 필수로 획득해야 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은행권에서는 유일하게 작년 12월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자격을 획득했다. 이번에 본인확인기관에 신규 지정되면서 전자서명인증-공인전자문서중계-본인확인기관 자격을 바탕으로 KB모바일인증서를 종합인증서비스로 고도화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은 이번 본인확인기관 신규 지정에 따라 리브엠 등 KB금융그룹 플랫폼에서 KB모바일인증서로 본인확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통3사 패스(PASS) 인증서 위주로 적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KB모바일인증서를 추가, 서비스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올 상반기 KB스타뱅킹 앱에서 전자문서를 열람·보관·관리할 수 있도록 시범적으로 선보인 '내문서함' 서비스는 추후 정식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공공기관과 연계해 더 확장된 생활금융 서비스로 진화시킬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소 불편했던 본인확인절차를 KB모바일인증서 기반의 암호나 패턴 등으로 간단하게 마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을 확연히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이용기관이 KB모바일인증서를 이용한 본인확인 서비스를 도입하면 수수료 절감과 고객 편의성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공공·유통 비금융권 사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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