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핵심 소재 가격이 최소 내년까지 상승세를 이어 갈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소메미야 히데키 쇼와덴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일 블룸버그통신에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쇼와덴코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 등을 공급하는 화학기업이다. 최근 대만 TSMC, 독일 인피니온 등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급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소메미야 CFO는 “올해 이미 12차례 (공급가격을) 인상했다”면서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공급가 인상이 올해 반도체 소재 업계의 공통 목표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재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한 에너지 비용 등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소메미야 CFO는 쇼와덴코를 비롯한 일본계 소재 기업은 또 다른 악조건에도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각사 비용 부담이 한층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그는 “엔화 약세가 원자재 가격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지만 (일본계) 기업이 엔저 현상에 대응할 방안은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존 대비 두 배 많은 금액을 (고객사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TSMC,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사는 고객사인 완성품 제조사에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통보했다. 반도체 생산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단가가 줄줄이 인상되면서 생산 비용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으로 반도체를 사용하는 주요 품목에서 소비자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