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이 더딘 산업군으로 꼽히는 건설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주인공은 뷰메진. 이 회사는 작업자가 로프 하나에 의지해 건물 외벽을 점검하는 방식을 자율비행 드론으로 대체해 낙상사고를 원천 봉쇄한다. 또 수기로 작성하던 보고서를 자동 생산해 '휴먼에러'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순간의 실수로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건설 현장의 위험들을 기술로 개선하고, 업무를 혁신하는 회사다. 김도엽 뷰메진 대표는 “드론 등 여러 수단을 통해 획득한 이미지에서 결함의 크기, 모양, 위치를 정확히 잡아낸다”며 “인공지능 비전(VISION)에 강점이 있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뷰메진이 개발한 '보다(VODA)'는 쉽게 말해 건물의 안전을 진단하는 솔루션이다. 먼저 드론으로 건물 외벽을, 작업자가 착용형 카메라로 건물 내부를 촬영해 이미지 데이터를 취득한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AI 비전 알고리즘을 통해 결함을 탐지한다. 단순한 균열을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시, 유형, 크기(폭·길이), 위치를 분석하고, 시각화를 통해 정확한 정보들을 보여준다. 특히 육안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0.3㎜ 수준의 작은 크랙도 잡아낼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향후 순찰로봇이나 로봇개 등을 활용하면 건물 내부도 완전 무인으로 검사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는 건축물 품질관리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된다. 기존에는 현장 작업자, 현장 품질관리 담당자, 현장 책임자(관리소장), 본사 품질관리 담당자 등 사이에 대화 채널이 상이하고, 본사와 현장이 물리적으로 분리돼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했다. 하지만 뷰메진은 분석한 정보를 취합하고 나눌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해 발견한 결함을 즉각 보고하고 의논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찾아낸 결함에 대해 누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대처하고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뷰메진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하자보수 관련 재정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공동주택관리법 개정 등 현장 안전과 건축물 품질관리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목받았다. 특히 올해 초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가 일어나면서 뷰메진 기술의 가치는 더 높아졌다. 현재 국내 10대 시공사 대다수가 뷰메진 솔루션을 사용 중이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김도엽 대표는 “법 개정으로 하자보수에 대한 시공사 책임이 커졌다”면서 “균열 양상을 정확히 파악해 균열관리대장을 제공하고, 균열을 포함한 품질관리를 지원한다”고 전했다.
뷰메진은 그동안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함 발생 위치를 예측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또 크랙 검출에서 나아가 페인트 도막 두께 측정, 창틀 누수 점검 등을 구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건설에 들어가면서부터 데이터를 쌓고, 건축정보모델(BIM)과 연동해 균열 관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면서 “착공부터 재개발에 이르는 건설 전 사이클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