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지방 거리유세 중 총격을 받아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사망했다. 현장에서 긴급 체포된 용의자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한 불만 때문에 그를 살해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NHK를 포함한 주요 외신은 일본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8일 오전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거리 연설 중 총격을 받은 아베 전 총리가 치료를 받던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긴급 보도했다.
그는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후보자 유세를 지원하기 위해 나라시를 방문했다가 변을 당했다. 향년 67세.
NHK에 따르면 8일 오전 11시 30분경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 니시다이지역 인근에서 연설하던 아베 전 총리는 괴한으로부터 두 차례 총격을 받았다. 일본 소방당국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목 오른쪽 부분과 왼쪽 가슴에 깊은 총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그는 나라현 내 한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총격 후 6시간여만인 오후 5시 3분경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일본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40대 남성 한 명을 긴급 체포했다. 현장에서 총을 압수한 이후 나라경찰서로 이송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해당 용의자는 현재 나라현에 거주 중인 일본 해상자위대 출신 인물이다. NHK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번 범행에 직접 제작한 총을 사용했다. 그는 해상자위대에서 지난 2005년부터 3년여간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용의자는 아베 전 총리가 연설하는 동안 뒤에서 접근해 두 차례 총을 발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었고, 죽이기 위해 노렸다”면서 “(아베 전 총리의) 정치적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사건 발생 후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료가 한데 모여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폭력이나 테러에 굴복해서는 안된다”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앞두고 정부 각료들의 경호와 경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