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 유력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입당 후 처음으로 토론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당내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안 의원은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와 우리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민(民)·당(黨)·정(政)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안 의원이 추진하는 민·당·정 4차 연속토론회 중 첫 번째다.
안 의원은 “정권 취임 100일 이내에 시작 못 한 일은 5년 내내 못한다는 말이 있다. 8월 말이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 되는 때”라며 “8월 말 까지가 골든타임이라는 마음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똘똘 뭉치면 좋겠다. 세미나를 시작한 뜻도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참석 의원들의 면면도 관심을 끌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기현 의원, 이철규 의원, 임이자 의원, 김정재 의원, 배현진 의원 등 당 핵심 중진 및 친윤(윤석열)계를 포함, 대선과 인수위를 함께 했던 의원 4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110명인 것을 감안하면, 3분의 1이 넘는 인원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세미나가 안 의원의 당 세몰이 시발점이 될 것으로 관측하지만, 이날 분위기로만 보면 이미 당내 의원들의 지지 기반을 상당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참석 의원들은 안 의원의 활동이 정부여당 정책에 힘을 보태주길 기대했다.
정 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윤 정부는 물가도 부채도 잡아야 한다. 경제를 회복하지 못하면 다음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못 얻을 것”이라며 “민생과 경제 정책에 집중한 안 의원의 세미나가 우리 경제 회복의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권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어진 축사에서 “안 의원은 여러 차례 대선후보를 거치며 나름대로 국정 철학과 비전을 갖추신 분”이라며 “국가 성적표 최악의 수준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함께 했던 인물들과 정책 어젠다를 주도하며 본인의 인수위원장 경험과 오랜 정치 생활을 통해 쌓아온 가치를 무기로 당내 세력을 빠르게 넓히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110대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윤 정부 정책 어젠다 주도권을 쥐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형태 김앤장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수위 워크숍에서 특강을 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인수위에서 함께 했다. 다음 토론회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유웅환 SK텔레콤 ESG 혁신그룹장,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등도 인수위에 함께 했던 인물이다. 인수위원장 시절 국정과제 수립에 가장 밀접하게 관여했던 만큼, 향후 정책 수립에 있어 본인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네 개 토론회 참여자와 토론자, 발제자가 인수위에서 열심히 일한 분들, 자문하신 분들”이라며 “지금 시점이 윤석열 정부 성공의 분기점이다. '인수위 시즌2'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면 다시 국민적인 신뢰와 기대를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안 의원은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과학기술 패권시대의 경쟁 전략' '반복되는 팬데믹 시대의 과학적 방역과 백신주권'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 토론회를 주 1회 단위로 이어 개최할 예정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