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확장현실(XR) 기기를 내년 초에 출시한다. 국내 부품·장비 업계는 XR 부품 양산 준비에 들어갔다. 애플은 내년 1세대 XR 기기 출시 준비에 이어 2세대 제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국내 협력 생태계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부품·장비업계는 올 4분기 양산을 목표로 애플 XR 기기 부품을 준비하는 한편 부품 생산, 검사 장비 등 발주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부품 양산 시점을 감안하면 내년 초 애플 XR 기기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첫 제품인 만큼 생산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XR 구현 핵심인 디스플레이는 일본 소니가 공급한다. '올레도스'(OLEDoS)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발광부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한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컬러 필터가 필요 없어 더 작고 얇아 전력 효율이 높다. LG디스플레이는 XR 외부 화면용 OLED인 인디케이터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XR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자체 개발한 시스템온칩 M1, 운용체계(OS)로는 iOS가 각각 탑재된다.
XR 기기용 3차원(3D) 센싱 모듈은 LG이노텍이 유력하다. 3D 센싱 모듈은 피사체에 광원을 쏜 후 되돌아오는 시간이나 변형 정도를 측정해서 입체감을 파악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XR 기기 한 대에 3D 센싱 모듈이 약 3개 탑재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1세대 애플 XR 기기 카메라는 중저급 품질이 요구돼 중국 회사가 공급한다.
애플 첫 XR 기기는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에 특화된 제품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1세대 제품은 메타버스 헤드셋 테스트에 의미를 두고 연이어 출시할 2세대 XR 기기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2024년 출시를 목표로 2세대 XR 기기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2세대 제품은 1세대 제품보다 무게가 훨씬 더 가볍고, 자체 통화 기능까지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성을 크게 높이는 등 XR 기기 대중화를 노린다. LG이노텍은 2세대 애플 XR 기기 초고화질 카메라 공급사로 논의되고 있다.
헤드셋 시장에서 애플은 후발주자다. 메타, 소니, 구글 등 선도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사용성, 콘텐츠 등에서 차별화하기 위한 다양한 기능이 탑재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기기 시장은 매해 80% 고성장하고 있다. 애플이 XR 기기를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게 되면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부품업계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애플 XR 출시와 시장 영향을 지켜본 뒤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