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축·수산 업계에서도 디지털 전환(DX)을 주도하는 플랫폼 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데이터 활용도를 높여 지능적으로 제어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육각, 그린랩스, 트릿지 등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푸드테크, 애그테크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소비자직거래(D2C) 푸드테크 스타트업 '정육각'은 '초신선' 식품이 핵심 사업모델이다. 제품 생산 및 판매, 물류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사업 초기부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신선식품은 유통기간이 짧고 보관이 어려워 온라인 커머스에서 가장 고난도 분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신선식품을 더 신선하게'라는 모토로 창업 후 6년간 초신선 시장을 개척하며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전통적인 식품기업과는 달리 개발 직군의 비중도 월등히 높다. 서울사무소 근무자 중 개발 역량을 갖춘 범 개발 직군 종사자는 약 37.2%에 달한다. 전년대비 올해 개발자 규모도 배로 늘었다. 이례적으로 개발자 콘퍼런스 'JYG 언디파인드'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정육각 관계자는 “정육각은 실물을 생산하고 있어 개발자도 관련 산업군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며 “최근에 초록마을을 인수한데다 D2C 농수산물 직거래 플랫폼 론칭도 준비하면서 개발자 채용을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는 2년 전 출시한 '팜모닝'이 최근 70만 회원을 돌파했다. 국내 농가가 100만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10가구 중 7가구는 가입한 것으로, 농가 필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자리매김했다. 농민이 자신의 재배 작물이나 관심 작물을 등록해 놓으면 그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해당 작물의 시세에서 부터 병해충, 농자재, 정부 보조금 등 모든 정보가 포함된다.
지난 4월 시리즈C 투자 유치를 통해 2000억원 규모의 자금도 확보했다. 누적투자 규모는 2400억원에 달한다. 그린랩스는 농민에게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 관련 개발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개발자 연봉을 최대 30% 인상하는 등 보상정책도 강화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애그테크 기업 '트릿지'는 농축산물 무역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공대 출신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중심으로 30여명의 데이터팀을 꾸려 전 세계 농산물 데이터를 활용해 가격·품질 정보를 제공, 농수산물 거래량을 폭발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트릿지는 직접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 세계 수만 종의 농·축·수산물 거래를 중개하고, 구매자가 플랫폼에서 주문을 넣으면 현지 농장 실사, 계약 협상, 운송, 세금 처리 등 무역 업무를 대행하는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축·수산 업계에도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DX 플랫폼이 생기나면서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며 “이들 전통산업에서도 개발자 확보가 기업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표>주요 농·축·수산 업체 현황
<자료:업계 종합>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