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인수하기로 한 파운드리 '타워 세미컨덕터'가 설계자동화(EDA) 툴 업체와 손잡고 차량용 반도체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인텔의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닦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타워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 신속한 설계와 생산 공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파운드리 타워는 최근 글로벌 EDA 툴 시장 2위인 케이던스와 자동차용 집적회로(IC)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포괄적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케이던스 반도체 설계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공정을 개발, 차량용 반도체 고객이 더 빠르게 칩을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한다. 8인치와 12인치 웨이퍼 기반 다양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타워는 이스라엘과 일본, 미국 등 총 6개 팹을 보유하고 있다.
타워는 케이던스와 자동차용 시스템온칩(SoC) 시장을 정조준한다. 기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이미지센서, 통신용 반도체, 아날로그 반도체, 전력관리반도체 등을 공급했던 타워가 사업 저변을 확대한 셈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까다로운 인증을 통과해야 하는 만큼 설계부터 각종 차량용 규격에 맞춘 반도체 칩을 개발해야 한다. 타워가 EDA 툴 강자인 케이던스와 손을 맞잡은 배경이다.
이번 협력은 차량용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인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인텔은 지난 2월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을 개시했다. 자동차 반도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 역량을 키우기 위해 타워를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인텔과 타워 이사회 모두 만장일치로 인수를 결정한 것이다. 인수 절차는 특별한 걸림돌이 없는 한 규제당국 승인을 거쳐 이르면 올 연말 완료될 전망이다.
타워를 앞세운 인텔 차량용 반도체 강화 전략으로 TSMC와 삼성전자와의 한판 승부도 예상된다.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차량용 반도체는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야기할 만큼 공급 부족을 앓고 있다. 인텔을 등에 업은 타워가 차량용 반도체 역량을 키우면 공급 부족도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텔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10년 뒤 올해 대비 두 배 이상 커진 11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