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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사업 'KB리브엠'을 두고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가 즉각 사업 철수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통신 서비스 연계를 통한 소비자 후생 확대와 편의성 증대를 반기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KB국민은행에 이어 토스도 알뜰폰 진입을 확정했다. 알뜰폰 비중 확대에 대한 이통 3사의 이해관계도 엇갈림에 따라 통신 시장 내 갈등 양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KB리브엠은 지난 2019년 규제 샌드박스로 출범한 이후 2년반 동안 30만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유치했다. 금융 상품과 통신 서비스를 연계한 할인 혜택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모바일 인증서 적용 등으로 가입과 개통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원가보다 낮은 요금제로 시장 내 출혈 경쟁을 촉발, 여타 중소 알뜰폰 업체에는 사실상 '공적'으로 낙인 찍혔다. 공격적인 요금 할인과 사은품 경쟁에 뛰어들기 어려운 영세 사업자 입장에서는 고사 위기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통 대리점·판매점 등으로 구성된 KMDA도 KB리브엠에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과도한 사은품 지급과 덤핑 수준의 요금 판매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급제 스마트폰과 더불어 알뜰폰의 급격한 성장에 위기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KB리브엠을 비롯한 금융 자본의 잇따른 참전을 우선 저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알뜰폰 사업자에 망을 제공하는 이통 3사 역시 각기 다른 속내를 숨기고 있다. 무선 점유율 선두를 달리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가입자 증가율이 심상치 않은 알뜰폰의 성장세가 경계 대상이다. 반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중소 알뜰폰 파트너에 대한 지원을 늘리며 시장 판도 변화를 끌어낼 카드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논란의 중심의 선 KB리브엠은 올 하반기에 기존 LG유플러스 망 이외 SK텔레콤과 KT 망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혁신금융서비스 재연장 부가 조건을 준수해서 비대면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 상생·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지속 논의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통 유통망과는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유통업계는 이통사가 KB리브엠에 망을 추가 제공하면 영업 중단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MDA와 KB국민은행지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의 KB리브엠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재인가 취소를 촉구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