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4년 차를 맞아 중간요금제를 5개 5G 요금제를 신규 출시, 라인업을 전면 재구성했다. SK텔레콤 요금제 개편은 중간요금제를 둘러싼 정치권 등에서의 논란과 별개로 이용자 선택권을 다양화하는 방향성이 확인된다. 시장 1위 SK텔레콤의 5G 요금제 선제 출시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에 촉매가 될지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월 3만4000원·8GB(언택트·온라인가입 전용) △월 4만9000원·8GB(일반) △월 4만2000원·24GB(언택트) △월 5만9000원·24GB △월 9만9000원·무제한 요금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 5G 요금제 개편의 실체가 드러났다.
SK텔레콤 5G 요금제 개편 키워드는 △언택트 강화 △저가 구간 선택권 다양화로 요약된다. SK텔레콤은 기존 10GB(3만8000원), 200GB(5만2000원), 무제한(6만2000원)만 존재하던 언택트 요금제에 8GB와 24GB의 중저가 구간을 추가했다. 온라인 가입에 익숙하고 합리적 데이터 사용을 요구하는 MZ세대, 1인 가구 등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언택트를 포함해 SK텔레콤 신규요금제 5개 가운데 4개가 5만원대 이하다. 그동안 5G 주 고객층은 고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통신 고소비층이었다. 5G 4년 차를 맞아 저변을 일반 이용자까지 본격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고가 구간의 경우 5G 콘텐츠를 추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구간인 9만9000원대 1개가 신설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SK텔레콤의 5G 요금제 가운데 '중간요금제'로 명명된 월 5만9000원·24GB 구간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논란의 중심이 됐다. 24GB를 제공하는 중간요금제가 10~110GB라는 산술적 중간에 맞지 않고, 더 많은 데이터를 기대한 이용자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비판으로 시끄러웠다. 중간요금제는 SK텔레콤을 포함해 유사 요금제를 준비하던 통신 3사 전체의 핵심 이슈가 됐다.
통신사는 중간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에 대해 '중간'이라는 함정보다는 '평균'과 실질 이용자 이익을 살펴 달라고 주문했다. 중간요금제는 정부가 제시한 가입자당 월 평균 5G 데이터 이용량 23~27GB를 충족시킨다. 데이터를 모두 사용한 후에는 1Mbps급 속도로 중저화질 영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저속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데이터 소진 후 일부 불편을 겪을 수는 있지만 추가 요금에 대한 부담은 없다는 의미다.
특히 정부의 5G 평균 데이터 사용량 통계는 데이터 소진 후 추가 저속데이터 사용량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실질적 평균 5G 데이터 사용량은 24GB에 비해 낮아져서 중간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실질적 평균 데이터 이용량에 비해 높아진다.
통신업계는 시장 경쟁을 지켜봐달라는 입장이다. 중간요금제를 포함한 SK텔레콤의 5개 신규 요금제 출시는 경쟁사에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실제 2019년 5G 요금경쟁 초반에 SK텔레콤은 경쟁사가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자 추가 데이터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는 “SK텔레콤이 세계통신시장의 요금 인상 흐름과 반대로 저가 구간을 강화하면서 단기 수익 감소를 감당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법적으로 민간 자율인 요금상품에 대해 가이드를 제시하는 방식의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은 오히려 기업의 자율적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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