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BGF에 이어 GS도 새벽배송 시장에서 철수한다. 고비용 구조의 새벽배송 특성상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최근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져 출혈 경쟁 지속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GS리테일은 다음 달부터 GS프레시몰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다. 2017년 7월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지 5년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배송 효율성 제고와 친환경 중심 센터 운영을 위해 새벽배송을 중단하고 당일배송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했다.
GS리테일의 철수 결정은 경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올 1분기까지만 해도 새벽배송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주문 건수도 지난해보다 7배 이상 늘며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다. 하반기에는 충청·영남권 등 지방으로 서비스 권역을 넓히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그러나 경기가 위축 국면에 접어들자 대규모 물류 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손실을 감수한 공격 투자에 나서는 대신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새벽배송 거점이던 김포 프라임센터를 당일배송 체계로 전환, 사업 효율성을 높였다.
롯데와 BGF 등 내로라하는 유통 대기업이 올해 연달아 백기를 든 것도 경기침체 우려와 시장의 환경 변화 때문이다. 새벽배송은 막대한 재고 비용과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이 든다.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성장성을 보고 출혈을 감내하기보다는 출구 전략을 구사하는 게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상위 사업자 위주의 과점 구조도 고착화됐다. 쿠팡, 컬리, SSG닷컴 등 3개사의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이들도 여전히 새벽배송 사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후발주자는 고정비를 감당할 정도의 주문 수 확보가 어려워서 투자를 지속하기는 어려운 구조로 평가된다.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해 5조원에서 올해 9조원, 내년에는 약 12조원 규모로 지속 성장이 예상되지만 성장률 둔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이익 훼손 등의 우려가 있다.
특히 네이버 참전으로 국내 새벽배송 시장에 큰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네이버는 하반기부터 CJ대한통운과 협력해 새벽배송 테스트를 진행한다.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면 막대한 진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 완화 움직임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 새벽배송이 가능해진다는 점도 경쟁 심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