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벌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민간 중심 경제와 규제혁신에 집중하는 가운데 징계 부문에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은 뒤 “법무행정의 최우선은 경제를 살리는 정책에 두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한 장관에게 △산업현장 인력 수요를 뒷받침 하는 비자정책 유연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법제 정비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벌 개선을 지시했다
한 장관은 업무보고 후 가진 브리핑에서 '과도한 형벌 개선 지시'에 대해 “기업 편을 들겠다는 취지가 아니다. 형벌이 과하게 반영되는 경우도 있다. 과태료 등 충분히 다른 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형벌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보니, 위축 효과를 주게 돼 개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범죄에 대한 형벌을 과태료로 바꾸자는 정책을 추진한 정부는 역대 없었다. 배임과 횡령을 과태료로 바꾸자는 취지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교정시설 수용자와 공무원 처우 개선, 부정부패·서민다중피해 범죄 엄정 대응을 위한 검경 협력 체계·국세청과 관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 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또 흉악범죄와 여성·아동대상 범죄 예방과 전자감독시스템도 재정비하라고 지시했다.
한 장관은 이날 민법·상법 정비, 공직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인사 검증, 전자 주주총회 도입, 지역특화 비자, 과학·기술 우수 인재 영주·국적 패스트트랙 시행 등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특히 민법에는 디지털콘텐츠계약과 퍼블리시티권, 인격권 규정을 신설하고 미성년자 빚대물림 방지를 위한 한정승인 제도를 개정하겠다고 했다. 상법에선 물적분할 관련 주주 보호 입법을 추진한다. 또 형사사법절차 전자화(종이 없는 형사재판),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구축, 변호사시험 컴퓨터 테스트(CBT) 방식 도입, 법률서비스에 행정정보 공동이용 확대(개인회생, 민사·행정소송), 전자공증시스템 고도화 등의 첨단 IT 법률서비스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 장관은 8·15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업무보고에서) 사면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 수사를 지휘했던 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면 대상에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제가 그분을 수사했던 것은 맞는데 검사로서 일했던 것이다. 법무장관으로서 대통령의 고유권한(사면권)에 대한 이야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