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네오룩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유연성'입니다.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은 시장 진입 장벽이 매우 높습니다. 지식재산권(IP) 등 후발주자가 추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덕산네오룩스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왔습니다. 대응 속도를 높여 시장 요구를 만족시킨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수훈 덕산네오룩스 부회장은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신속함을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은 변화가 매우 빨라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가령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 LCD 경쟁력을 확보했다. 다년간 왕좌에 올랐지만 순식간에 중국 추월을 허용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 부회장은 “OLED는 신속하게 격차를 벌려야 세계 1위 위상을 지킬 수 있다”면서 “디스플레이 소재도 고객 요구를 빠르게 파악해 선제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조직 의사 결정 방식부터 신속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가능하면 그룹장이나 임원이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현장 대응력을 높였다. 미국과 일본 등 소재 강자에 맞서기 위한 덕산네오룩스만의 차별화 전략이다.
이 부회장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도 지금의 덕산네오룩스를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자부했다. 작년 덕산네오룩스는 OLED 소재 중 하나인 도판트를 제외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핵심 소재인 호스트와 프라임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업계 최초로 편광판을 없앨 수 있는 블랙 PDL 소재도 개발했다. 이같은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10여년 넘게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결한 결과다. R&D만은 긴 호흡을 가지고 끊임없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이 부회장 지론이다. 그는 “R&D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실패를 해왔다. 이러한 실패가 10년이 지나고 나니 경험이 됐다”면서 “실패와 두려움을 잊고 도전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를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덕산네오룩스 조직의 절반은 R&D 인력이다. R&D 비용도 매년 200억~300억원씩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러한 투자에 힘입어 덕산네오룩스가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자점(QD) 등 다수의 차세대 소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덕산네오룩스는 최근 258억원을 들여 천안 테크노파크 일반산업단지 부지를 매입했다. 덕산네오룩스의 신성장 동력이 될 다양한 차세대 소재를 양산하기 위해서다. 이 부회장은 “2~3년 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 등 미래 먹거리 관련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며 “기존 소재 제품 성능과 품질을 향상하고 신규 아이템을 발굴하면서 지속 성장 가능한 회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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