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위한 공동 연구에 나선다. 연내 일본에 연구·개발(R&D) 거점을 구축해 시험 제조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과 일본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외무·경제각료협의 '경제판 2+2'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동문서에 담는다고 보도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이 지난 5월 논의한 반도체 관련 내용과 미·일 정상회의에서의 합의를 근거로 구체적 조치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 연내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개발센터(가칭)'를 만든다. 자국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이화학연구소, 도쿄대 등과 협력해 거점을 마련한다. 미국의 국립 반도체기술센터(NSTC) 설비와 인재를 개발 단계에 활용할 계획이다.

양국은 2㎚ 선폭 반도체를 개발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대만이 오는 2025년 2㎚ 양산에 나설 계획이지만, 중국과의 대립 등으로 공급망이 끊길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은 대만에서 안보상 문제가 발생해도 안정된 물량을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목표다.
새로운 연구기관에는 기업도 참여시킬 계획이다. 반도체 설계는 물론 제조장치·소재 개발, 제조라인 확립 등을 연구한다. 양산 가능한 수준에 도달하면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을 공여할 방침이다. 한국, 대만 등 반도체 관련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의 기업과 협력한다.
미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각각 재정 지원에 나선다. 미국 상·하원은 반도체 생산·연구에 총 520억달러(약 68조원)를 투입하는 '반도체법'을 통과시켰다. 일본은 총 1조엔(약 9조6675억원) 보조금을 투입한다.
닛케이는 지난 1990년대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한 일본은 현재 15%로 뒤쳐졌다고 전했다. 미·중 대립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망을 재구축하기 위해서는 한국, 대만 등과도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