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드론 공격을 감행해 9·11 테러의 주범인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사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알자와히리가 지난달 30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미국의 드론 공습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작전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민간인 사상자는 없었다고 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가 주도한 공습 당시 알자와히리는 탈레반의 고위 지도자인 시라주딘 하카니의 보좌관이 소유한 집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부터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졌지만, 미 행정부는 알자와히리의 사망이 최종 확인될 때까지 발표를 미뤘다.
외신은 지난해 8월 미군이 쫓기듯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이후 11개월 만에 펼쳐진 대테러 작전에서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의 수모를 만회할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알자와히리(71)는 1998년부터 오사마 빈라덴의 이인자로 활동하며 2001년 미 뉴욕 무역센터와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빌딩에서 일어난 9·11 테러도 가담했다. 알자와히리는 빈라덴이 2011년 사망한 후 알카에다의 2대 지도자가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빈라덴이 알카에다에 작금을 제공했다면, 알자와히리는 전 세계 조직원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전술과 조직력을 쌓아 올린 인물이다.
한편, WSJ는 알자와히리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도 중심지에 은신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연관성을 언급했다.
탈레반은 2020년 2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맺은 협정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이 알카에다와 다른 테러 단체들의 피난처로 이용되는 것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당시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기 위한 관련 전략에 대한 명확한 약속은 없었다.
빌 로지오 FDD 선임연구원은 "그가 카불에서 사살된 것은 그가 탈레반의 지원을 받아 카불에 있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다"라며 "알자와히리는 북부 아프가니스탄의 산기슭이 아닌 카불의 심장부에 버젓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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