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이 교원 확보율만 충족하면 석·박사를 증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또 대학원 종류에 상관없이 학사 1명을 줄이면 석사 1명을 증원할 수 있게 됐다. 반도체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춘 조치다.
교육부는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 분야 석·박사 정원 증원 기준을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학설립·운영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2일 밝혔다. 그동안 대학이 석·박사 정원을 증원하기 위해서는 교사(건물)·교지·교원·수익용 기본재산 등 4대 요건을 100% 충족해야 했다. 하지만 첨단 산업 분야는 교원확보율만 100% 충족하면 증원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지난해 기준 교원확보율 100% 이상 대학은 총 66개교로, 수도권 24개교와 지방 42개교가 증원할 수 있다. 첨단분야가 아니더라도 대학 간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우에 교원확보율 100%만 충족하면 석·박사 정원을 증원할 수 있다.
학·석·박사 간 정원 조정 기준도 완화한다. 기존에는 일반·특수대학원은 학사 1.5명, 전문대학원은 학사 2명을 감축하면 석사 1명을 늘릴 수 있었다. 앞으로는 대학원 종류와 관계없이 학사 1명을 감축해 석사 1명을 증원할 수 있다. 또 첨단분야에 한해 석사 2명을 감축해야 박사 1명을 증원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가능해진다.
교육부는 개정안을 반영해 '2023학년도 대학원 정원조정 및 설치 세부기준'을 대학에 안내할 예정이다. 대학으로부터 정원 증원 계획을 이달까지 제출받은 뒤 '대학원 정원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2023학년도 첨단분야 석·박사 정원을 증원할 계획이다. 학부도 대학원처럼 첨단분야 정원을 증원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안을 8월 중 마련하고, 연내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앞으로도 대학 규제를 획기적으로 혁파해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데 꼭 필요한 인재 양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학 교지가 떨어져 있어도 단일 캠퍼스로 운영할 수 있게 사립대학 규제도 개선했다. 교지 간 거리가 2㎞ 이하일 때에만 하나의 교지로 보고 있으나, 앞으로는 20㎞ 이하면 하나의 교지로 인정된다. 각각의 교지가 동일 시군구 내에 있어도 하나의 교지로 인정된다. 도심 내 지가 상승으로 본 캠퍼스 근거리에 교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대학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에서 학과 운영을 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대학이 전문대학과 통폐합하여 직업교육기관으로 전환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능해진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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