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서 발생한 산불이 소방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혀 잡히지 않아 피해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맥키니 산불’로 명명된 이번 화재는 현재까지 220㎢이 넘는 땅을 태웠으며, 이로 인해 2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기상위성 GOES-17을 통해 맥키니 산불이 30일부터 9시간 동안 급속도로 번지는 모습을 공개했다. 화면 중간에서 산불로 인해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니 단 몇 시간만에 산불은 여기저기로 번져 화면이 연기와 구름으로 가득 찼다.
맥키니 산불은 지난 29일 클래머스 국유림에서 시작돼 북쪽 오리건 주를 넘어 계속 번지고 있다. 올해 들어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 중 가장 큰 규모다. 발생 초기보다 확산 속도는 줄었지만 아직도 진화율은 0%다.
클래머스 국유림이 가파르고 험한 지역인데다 천둥번개까지 이어지면서 화재 진압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약 650명 소방관이 투입돼 화재를 진압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진화율은 0%다”라며 “그나마 밤사이 가벼운 비가 내려 불이 번지는 속도가 느려졌다”고 전했다.
인근에 사는 2000명의 주민은 현재 대피한 상태다. 캘리포니아 북쪽 끝에 있는 시스키유 카운티 보안관실은 화재로 불탄 차량 안에서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또한 맥키니 화재는 ‘불 구름’을 만들어내 더 큰 피해로 번질 우려가 남아있다. 대규모로 화재가 발생하면 뜨거운 열과 공기가 상승하면서 ‘화재적란운’(pyrocumulonimbus cloud)을 형성하는데, 문제는 이 구름이 비는 내리지 않고 번개만 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까지 화재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불 뿜는 용의 구름’이라고 부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소속 기후학자인 다니엘 스웨인도 맥키니 화재와 관련해 발생한 3000m 높이의 거대한 ‘화재적란운’의 모습을 공개했다. 대부분 대류권에 위치해 있지만 높은 것은 성층권까지 뻗어 있다.
과학자들은 기후위기가 폭염을 빈번하고 강하게 만들어 화재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에서 발생한 '오크 산불'은 77.8㎢ 이상의 면적을 불태웠고 31일 기준 67%가 진화됐다고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