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스윙이 'J커브(급성장 곡선)'를 그려 눈길이 쏠린다. 국내 예비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비상장사) 중에서 매우 드물게 흑자를 내고, 해외 진출에도 나섰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확인종합관리시스템 등에 따르면 스윙은 지난해 매출 208억9600만원, 영업이익 15억82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63%, 영업이익은 2878% 늘었다. 2018년 창업한 회사는 2020년 첫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도 실적을 내 완전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스윙은 올해 상반기 중기부 선정 예비유니콘 20개사 중 가장 먼저 수익모델(BM)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개사 모두 매출액이 많게는 1000% 이상 적게는 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15개사가 되레 적자 폭이 더 커졌고 2개사는 적자로 돌아섰다. 1개사(아리바이오)만이 적자 폭을 줄였다.
스타트업은 영업손실을 내더라도 장래성, 혁신성 등으로 기업가치 평가(밸류에이션)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벤처캐피털(VC) 투자 기조가 보수적으로 바뀌며 자금줄이 마르고 있어 BM 없이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예비유니콘 중에서도 스윙이 주목받는 이유다.
스윙은 언제 어디서든 1인 이동수단(마이크로모빌리티)을 대여·반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요금이 핵심 수입원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동기기를 배치하고 업계 1위 규모의 경제를 갖춘 점, 또 차별화된 가격전략을 앞세워 안정된 수입구조를 만들었다는 평이다.
스윙은 국내 사업이 '흑자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판단,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업계 최초로 일본 공유 킥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본 도쿄에 공유 킥보드 1500대를 서비스하고 올해 안에 6000대 이상을 확보해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김형산 스윙 대표는 “더 큰 성장을 위해 새로운 지역과 사업에 투자하려 한다”면서 “연결재무제표 기준 이익은 줄어들 수도 있지만 적자가 나진 않을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기반으로 가격체계를 조정하고 있고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매출 증대에 힘쓰고 있다”며 “올해 더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운전면허증 보유, 헬맷 착용, 강제 견인 조치 등 각종 규제에도 국내 시장 전망을 밝게 봤다. 한국은 스마트폰 사용률과 전동 모빌리티 선호도가 높은 데다가 도시화율도 90% 이상에 달해 규제 문제만 해소된다면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신규 기기 도입과 증차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 유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하반기에는 현재 운영 중인 전기 오토바이 규모를 확대하고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