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주호영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
국민의힘은 9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위한 당헌 개정을 마쳤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는 재적위원 707명 중 509명이 투표에 참여해 457명 찬성(의결정족수 354명)으로 안건을 가결시켰다. 이날 투표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국위 결정으로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비대위 체제 전환에 들어간다.
이르면 이번주 내로 비대위 구성돼 차기 지도부를 위한 조기 전당대회 체제가 가동된다.
비대위원장은 5선인 주호영 의원이 맡게 된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겸 원내대표는 이날 전국위원회 직후 영상 의원총회를 열어 5선인 주호영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발표하고 의원들 추인을 받았다. 주 비대위원장에 대한 임명 표결도 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주호영 비대위'가 시동을 걸면서 이준석 당대표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주 비대위원장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비대위원 인선을 마치고 가급적 이번주 안에 상임전국위를 열어 비대위원 임명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비대위 중심으로 당 혼란을 잠재우고 윤석열 정부 지원사격에 나서기 위함이다. 적어도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인 17일 이전에는 비대위를 공식 출범시킨다는 목표다.
당 내부에서는 이번 비대위가 차기 지도부의 빠른 출범을 위해 전당대회 관리형 조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대위가 속전속결 진행되면서 차기 지도부를 위한 전당대회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차기 당대표의 다음 총선 공천권이 보장되면서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당권 주자들의 신경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당권 유력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정당이 돼야 대중정당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그 일을 하는데 제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국회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를 통해 입지를 다진 김기현 의원은 10일 국가유공자들과 영화 '한산' 상영회를 가지는 등 대중적 이미지 강화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반면, 이 대표측은 이번 결정과 관련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하고 있어 법정 공방이라는 변수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당내외 압력이 많고, 일부 가처분 계획 취소 선언까지 나오면서 추진동력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 친이계인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순간 무엇이 국가와 국민 그리고 당을 위해 중요한 것인지 고민했다. 저는 효력정지 가처분은 신청하지 않겠다”라며 “하지만 당의 민주주의와 절차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은 전국위원회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이 대표도 정치하는 분이고 앞으로 본인의 정치 진로를 위해 가처분 신청이라든가 하는 법적 대응은 좀 자제해주길 이 자리에서 한 번 더 부탁하고 싶다”면서 “당을 위해 선공후사하는 자세를 갖춰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