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인천 남동공단 아모텍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동. 여름 휴가철인 게 무색할 정도로 MLCC 모든 생산 설비가 풀가동 중이었다. 반도체 생산라인에 버금가는 클린룸 조성 환경도 눈에 띄었다. 전신 방진복을 입고 모자까지 눌러 써야 출입할 수 있었다.
이곳 아모텍 인천 MLCC 생산 공장에선 월 30억개 이상 MLCC를 만들 수 있다. 2018년 처음 뛰어든 MLCC 사업이지만 제품력을 인정받아 수십여 곳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했다. 아모텍은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업체, 유럽 통신장비 업체로부터 다수 제품 승인을 받았다.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MLCC 생산라인은 작동 중인 기기에 실수로 손만 한번 갖다 대도 기계가 잠시 멈출 만큼 첨단 공정을 구현했다. 세계 최고 품질의 MLCC를 만들겠다는 각고의 노력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MLCC 시장에서 아모텍은 신생기업이지만 내공이 만만치 않다. MLCC와 제조 공정이 유사한 멀티레이어 칩바리스터를 20년 이상 주력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제조 공정 기술 노하우를 쌓아왔다. MLCC 소재도 자체적으로 만든다.
인천 남동공단 생산능력(케파)은 이제 부족하다. 60개 이상 글로벌 기업과 공급 논의 중이어서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모텍은 현재 베트남 MLCC 라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원래 아모텍이 가동했던 베트남 생산공장을 MLCC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고려한다. 장기적으로는 서울과 인천 사업장은 MLCC 연구개발(R&D)과 초소형 MLCC 중심, 베트남은 대량생산 위주로 이원화 전략을 구상한다.
아모텍은 전장용 MLCC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아모텍의 핵심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가 전장 시장이다. 시장 성장성과 수익성까지 높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차량 내 사용 전력 증가로 고온, 고압을 다루는 기술이 중요해졌다. 아모텍은 핵심 기술을 갖췄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다양한 고온 조건과 고압,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는 소체 조성을 확보했다.
특히 고온 환경에서 절연 특성 소재와 균일한 결정 제어가 가능한 미립 소재를 활용해 탁월한 MLCC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20년 이상 전압을 다루는 세라믹 부품을 제조하면서 쌓은 경쟁력 덕분이다. 성장하는 시장에 필요한 다양한 특수 MLCC를 개발, 고객사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소문수 아모텍 상무는 “아모텍은 시장 진입 초기에는 틈새 시장을 중심으로 MLCC 사업을 공략하고 중장기로는 글로벌 기업에 버금가는 제품력으로 전장용 MLCC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것”이라고 말했다.
MLCC는 아모텍 미래 먹거리로 부상했다. 회사는 2025년까지 MLCC 매출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산 수율이 안정화되면 장기적으로 두 자릿수 마진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소 상무는 “새롭게 성장하는 MLCC 시장에서 아모텍만의 경쟁력을 가진 특화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울 것”이라면서 “MLCC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인천=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