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해킹 사건으로 파산한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마운트곡스(Mt. Gox)'에 묶여있던 비트코인 약 13만7000여개가 이달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이달 1비트코인(BTC) 시세가 3200만원대를 오간 것을 고려할 때, 늘어나는 비트코인 유동성은 4조3840억원 규모에 달한다.
마운트곡스가 채권자들에게 보낸 상환정보 서한에 따르면 마운트곡스는 이달 중 달러(USD), 비트코인(BTC), 비트코인캐시(BCH) 세 가지 옵션을 통해 13만7000BTC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는 비트코인의 현재 시세가 해킹 당시 대비 크게 상승했고, 이를 보상액 산정에 반영해 달라는 고객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보상은 마운트곡스가 지난 2014년 겪은 해킹 사건의 여파다. 한때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70% 이상을 차지했던 마운트곡스는 해킹을 통해 약 85만개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 이로 인해 마운트곡스 사이트는 폐쇄됐고 회사는 파산을 선언했다.
마운트곡스가 잃어버린 비트코인 85만개는 가상자산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킹 피해다. 2014년 기준 전체 비트코인 유통량의 7%에 해당하며, 당시 시세로 4억7500만달러 현재 시세로는 180억달러에 육박한다. 마운트곡스가 몰락하면서 많은 신규 투자자가 코인에 대한 신뢰를 잃고 코인 시장을 떠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다음 상승 사이클까지 장기 침체를 보였다.
마운트곡스는 잃어버린 비트코인의 일부밖에 회복하지 못했으며, 현재 지갑에 보관돤 비트코인의 수량은 총 13만7890개 정도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이 가상자산을 채권자들에게 돌려주는 부분 환불 절차다. 지난해 11월 도쿄지방법원에 의해 지불명령이 최종 확정됐다.
시장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풀릴 경우 시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3만7000여개의 비트코인은 현재 하루 동안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유통량의 8% 정도에 해당한다.
특히 많은 투자자들이 보상으로 받은 비트코인을 즉각 시장에 내다 팔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회수율이 낮더라도 그 동안의 시세 차익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2014년 2월 비트코인의 가격은 약 570달러 수준이었는데, 8년이 지난 2022년 8월 기준 비트코인은 2만4000달러 수준으로 40배 이상 올랐다.
키릴 니콜로프 넥소 디파이 전략 담당은 “마운트곡스로 인한 비트코인 유입은 의심할 여지없이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 규모는 전적으로 청구권자가 이를 가상자산으로 받아 미래 수익을 기대할지, 매도해 현금으로 취득할지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반대로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만약 당신이 2014년 비트코인 보유자라면 이를 매도하겠는가”라며 “초기투자자들의 멘탈은 신규 진입자들과 다르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논평한 바 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해킹사건으로 파산한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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