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이달만 두 차례 '의문의 폭발'…우크라가 배후?

지난 9일 크림반도 러시아 공군 기지 폭발. 사진=트위터
지난 9일 크림반도 러시아 공군 기지 폭발. 사진=트위터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크름반도)에서 이달 들어 일어난 두 차례 의문의 폭발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지’로 여기는 크림반도에서 최근 두차례 폭발이 발생했다. 앞서 9일에는 서부 사키 공군기지에서 폭발이 일어나 군용기 9대 이상이 파괴됐으며, 16일에는 북부 잔코이 지역 군부대 탄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3000명 이상이 대피했다.

9일 폭발 당시부터 우크라이나의 배후설이 제기됐으며, 우크라이나는 “우리와 무관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군은 사키 비행장 폭발에 대해 관리부실로 탄약고가 폭발해 빚어진 사고라고 밝혔지만, 위성 사진에서 단순 사고로 보기 어려운 정황도 발견됐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은 크림 반도에서 시작해 크림 반도의 해방과 함께 끝나야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16일에도 폭발이 발생하자 러시아는 명백한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 행위’라고 비난하며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간접 지목했다. 우크라이나는 두번째 폭발에 대해서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었으나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도 당시 사고에 대해 “크림 반도 내 친우크라 세력에 의한 것일 수 있다”며 자국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17일(현지시간) CNN은 익명의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지난 9일과 16일 크림 반도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배후에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폭발의 배후라는 문건을 입수했다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잇따른 폭발 사고를 ‘크림 반도 수복 작전’의 일환으로 공식 인정할 경우, 러시아군이 강력한 맞대응에 나서면서 ‘파멸적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 관리들 사이에 ‘크림 반도가 전쟁의 참화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만약 우크라이나군이 (크림 반도에서의) 폭발의 배후에 있다면, 이는 전쟁이 급속도로 확대될 수 있음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