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메스가 반도체 전공정 장비 분야에서 매출 순위가 한 단계 상승, 세계 6위로 올라섰다.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 설비 투자 확대와 식각 등 첨단 공정 장비 비중 증가가 맞물린 성과로 풀이된다. 세메스는 반도체 웨이퍼이송장치(OHT)와 클린룸 설비 등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시장 영향력을 강화한다.
가트너 최신 집계에 따르면 세메스 지난해 전공정 장비 매출은 22억달러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일본 반도체 세정 장비 강자인 스크린을 제치고 세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ASML, 도쿄일렉트론(TEL), 램리서치, KLA 등 글로벌 상위 5개사를 빠짝 추격했다.
가트너 집계는 웨이퍼 칩이 정상 작동하는지 검사하는 프로버 외 모든 패키징·테스트 장비를 뺐다. 전공정 장비도 유지 보수와 부품 관리 등 서비스 매출은 배제했다. 그만큼 전공정 장비 분야 단일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세메스는 반도체 전공정 중 세정, 코팅·현상, 식각 장비 등을 주력하고 있다.
세메스 순위 상승은 지난해 삼성전자 설비 투자가 급증했고 전공정 분야 경쟁 우위를 확보한 성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평택 2·3 반도체 공장(P2·P3) 설립을 위해 대규모 장비를 도입했다. 반도체 장비 국산화 흐름에 맞춰 세메스 장비도 다수 채택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메스 전공정 장비 경쟁력 확대도 한몫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식각 공정 장비에서 세메스가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세메스 지난해 식각장비 생산 실적은 총 143대로 전년 대비 약 34% 증가했다. 생산 능력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올해 반도체 투자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 속에서 세메스는 첨단 공정 분야 진출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상황을 타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P3 설비 투자가 지속되고 있고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가 본격 착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세메스 장비 수요도 증가할 공산이 크다.
세메스는 일본 등 외산 의존도가 높은 OHT 장비 국산화에도 성공,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첨단 공정에 필수적인 각종 클린룸 설비 사업 성과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3나노미터 초미세공정 가동에 따라 세메스의 첨단 공정용 장비 시장 저변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한 세메스가 올해도 유사한 수준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세메스는 상반기 매출 1조4720억원을 기록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