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연비를 동시에 고려하는 운전자가 늘어나면서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전기모드로만 주행이 가능해 하이브리드차보다 더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는 차량이다. 독일 완성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EQ 라인업을 늘릴뿐 아니라 기존 차량들의 전동화를 통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혀가고 있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E 350e 4매틱'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LE의 PHEV 모델이다. 2019년 9월 4세대 완전 변경 모델로 국내 출시된 '더 뉴 GLE'에 메르세데스-벤츠 3세대 PHEV 기술을 접목한 차량이다. 매력적인 디자인, 넓은 실내 공간, 뛰어난 주행성능, 경제적 유지비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패밀리카 구입을 고려한다면 후보에 올려둘 만한 차다.
더 뉴 GLE 350 e 4매틱은 31.2㎾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일렉트릭' 주행모드를 사용했을 때 배터리 전기만으로 최대 66㎞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50㎞ 이상을 넉넉히 주행할 수 있다. 출퇴근 거리가 짧고 집, 직장에 충전설비가 갖춰져 있다면 유지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은 최대 출력 211마력, 최대 토크 35.7㎏.m를 발휘하는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최고 출력 100㎾, 최대 토크 44.9㎏.m를 발휘하는 새로운 전기 모터 조합이다. 여기에 전기 모터에 맞춰 설계된 하이브리드 전용 9G-트로닉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차량 시동을 켰을 때 진동은 거의 없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로 구동돼 전기차와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전기모터의 도움으로 초반 가속력은 뛰어나다. 150㎞/h까지는 시원하게 속도를 높여간다.
더 뉴 GLE 350 e 4매틱은 배터리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설정돼 있다. 회생제동으로 충전도 이뤄지지만 폭이 크지 않다. 연료 소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조치로 운전자는 잦은 외부 충전을 해야 한다. 다만 배터리 잔량이 0%까지는 잘 내려가지 않도록 했다. 이는 잔량이 낮더라도 필요에 따라 전기를 뽑아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운전자는 운전 중 메르세데스-벤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를 통해 차량의 충전 상태, 에너지 흐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충전량과 주행 가능 거리를 확인할 수 있는 프리미엄 EV 서비스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도 이용 가능하다.
주행모드는 일렉트릭 외에도 '컴포트' '에코' '오프로드' '배터리 레벨' 등을 지원한다. 배터리 레벨은 전기 절약 모드로 전기 모터를 배제하고 가솔린 엔진만으로 주행하도록 한다. 도심에서의 주행을 위해 전기 사용을 제한하고 싶을 때 유용하다. 회생 제동 강도는 운전대의 패들 쉬프트를 통해 5단계로 조정할 수 있다.
방지턱을 비롯한 요철은 안정적으로 지나가 운전자에게 닿는 충격이 크지 않았다. 더 뉴 GLE 350e 4매틱은 댐핑조절시스템(ADS)을 포함한 에어매틱 패키지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면 상황, 차량 속도 및 하중에 따라 서스펜션을 지능적으로 조절한다. 불규칙한 노면을 달릴 때는 각 휠을 개별적으로 통제한다. 고속 주행에서는 셀프 레벨링을 통해 차체를 낮춰 안정적 조향과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게 한다. 운전자가 수동으로 차고를 조정할 수도 있다.
주행을 돕는 첨단 및 안전 편의사양도 갖췄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가·감속하는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 기능은 고속주행뿐 아니라 정체구간에서도 발목 피로도를 낮춰준다. 제동·출발 시간은 기존 30초에서 최대 60초까지 연장돼 편의성이 높아졌다. 도로에 설치된 속도 제한 표지판을 인식해 자동으로 속도를 조정하는 기능과 맵 데이터 기반으로 속도를 자동으로 줄여주는 기능도 지원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큰 크기로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전달했다. 속도, 내비게이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상태 등을 제공한다.
외관은 더 뉴 GLE와 다르지 않다. 측면에 전동화 차량임을 나타내는 'EQ POWER' 레터링이 있는 정도다. 보닛의 캐릭터 라인은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GLE의 강인한 이미지를 극대화한다. 멀티빔 LED 헤드램프는 개별 조절 가능한 84개의 LED가 장착돼 있다. 최대 650m까지 시야를 확보해줄뿐 아니라 야간에 시동을 켤 경우 앞쪽을 비추는 세레모니가 화려해 만족감을 줬다.
오버행이 짧고 휠베이스가 긴만큼 내부 공간은 넉넉하다. 1열 자리를 충분히 확보하고도 2열에서는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성인 4인이 타기에도 무리가 없는 크기다. 2열 탑승자를 위해 중앙뿐 아니라 B필러에도 송풍구가 있다. 파노라믹 선루프는 면적이 커 2열에서도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소나기 등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닫히는 기능을 지원한다. 트렁크 공간은 630ℓ이고 2열까지 접으면 2055ℓ로 늘어난다. 트렁크 우측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차고를 낮춰 손쉽게 짐을 꺼내거나 넣을 수 있다. 다만 2열 시트를 폴딩하는 버튼은 없다.
고가의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 교체에 따른 걱정도 없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대 8년·16만 ㎞(선도래 기준)의 무상 배터리 보증을 지원한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1억 1460만원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