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새 비대위 추석 전 구성...권성동 "비대위 출범 후 거취 결정"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새 비대위 출범 시기를 추석 전으로 잡았다. 2주가 채 안되는 기간동안 빠르게 새 비대위를 출범시켜 당 혼란을 수습한다는 계획이다. 원내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우선 비대위 재구성부터 하고 거취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 비대위는 새 비대위 출범까지 권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수행을 결정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비대위는 29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비대위원 만장일치로 권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결정했다. 현 비대위원 구성도 사태 수습을 위해 전원 사퇴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비대위는 법원의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결정을 내린 이후 열린 첫 회의였다. 주 비대위원장의 공백으로 회의도 권 원내대표가 주재했다. 새 비대위 출범 전까지 권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 개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새 비대위 출범은 추석 연휴 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당헌·당규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는 30일 열릴 예정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27일 의원총회에서 당 비상상황을 재확인, 새 비대위 구성을 합의했다”면서 “당 위기는 새 비대위 출범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실무진과 더 상의해야겠지만, 추석 연휴 전에 새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새 비대위 출범까지 역할을 다하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해선 반드시 수행해야 할 직무가 있다. 중요한 건 혼란을 마무리하는 것”이라면서 “한번도 자리에 연연한 적이 없다. 거취는 새 비대위 구성 이후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특히, 당 혼란의 원인에는 이준석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당 위기를 권 원내대표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선을 그은 셈이다.

한편, 이날 비대위 결정과는 별개로 27일 의원총회 결정이 잘못됐다는 내부 비판은 계속됐다.

국민의힘 윤상현, 유의동, 최재형 의원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결정은 잘못됐다. 비대위 유지라는 답을 정해놓고 따랐다”면서 법원이 내린 결정과 국민적 상식에 따른 조치를 과감히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당이 직면한 문제의 본질을 보고 꼼수가 아닌 정도를 택해야 한다”면서 “권 원내대표 스스로 사퇴해 당 정상화의 물꼬를 터달라. 비대위 유지를 철회하고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 그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권 원내대표의 사퇴 입장을 피력했다. 김 지사는 “지금 당을 어렵게 만든 책임있는 장본인은 권 원내대표로, 작금의 사태 수습의 첫 출발점은 권 원내대표의 사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이준석계 인사들을 향해서도 “당 대표로서 품위 훼손으로 당에 해를 끼쳐 6개월간 당원권 정지된 사람의 복귀 상황을 가정해서 헛소리 하는 사람들 정신차리시라”면서 쓴소리 했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을 맡은 서병수 의원도 비대위 재구성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 의원은 한 언론을 통해 현 비대위의 전국위 소집 요구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법원이 당 비상상황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 비대위를 만들 명분이 없다는 이유다. 전국위 의장인 서 의원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만큼 전국위를 통해 당헌·당규를 개정하려는 당 지도부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