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e심(eSIM)이 1일 출시된다. 1개 스마트폰에서 2개 번호 사용이 가능해진다. 유심(USIM)과 동시에 활용할 경우 이용자 맞춤형으로 요금상품을 조합할 수 있어 휴대전화 이용방식이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사에서 스마트폰 e심을 이용한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심은 칩을 스마트폰에 삽입해 이용하는 유심(USIM)과 달리 단말에 내장된 칩에 가입자 정보를 내려받아 이용한다. 국내에서는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4, 갤럭시 Z폴드4와 2018년에 출시된 아이폰X 시리즈 이후의 아이폰 모델부터 e심을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이용자는 유심과 e심 중 원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개통할 수 있다. 이통 3사와 알뜰폰사는 1일 서비스 개통에 맞춰 관련 전산작업을 완료했다. 일부 알뜰폰은 9월 중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e심 발급 비용은 2750원으로 유심에 비해 저렴하다. 온라인에서 개통할 경우 심 배송 과정이 없어 보다 빠른 가입이 가능하다.
유심과 e심을 이용해 1개의 스마트폰으로 2개의 전화번호를 개통하는 듀얼심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이용자 필요에 따라 휴대전화 상품 가입 방식이 다양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2개 전화번호 각각 서로 다른 이통사에 가입하는 것이 가능하고, 선택약정 요금할인도 각 개통 건에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25% 선택약정 할인을 받고 있는 SK텔레콤 고객이 장기고객 할인 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KT나 LG유플러스에 신규 가입해 25%의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이통사에서 데이터 용량이 적은 음성 중심 요금제를 이용하던 고객이 보조회선으로 알뜰폰의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다.
전용 서비스도 활성화가 기대된다. KT는 주회선의 음성과 데이터 등을 공유할 수 있는 듀얼심 상품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도 동일한 가격에 데이터 제공량에 차별화를 둔 요금제를 과기정통부에 곧 신고한다. SK텔레콤도 유사한 상품을 준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알뜰폰도 기존 유심 요금제에 할인을 적용한 e심 전용 요금제 등을 내놓는다. 알뜰폰 업계는 e심 시장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개의 휴대전화를 용도 분리해 이용할 수 있어 사생활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1개 단말 내에서는 동일한 사람의 명의로만 가입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듀얼심으로 인한 번호 수요 증가에 대비해 번호 사용률 추이를 지속 관리할 방침이다. 수요에 대응해 이통사 간 번호 공동사용 제도 또는 정부 보유분을 신규로 부여하는 방안 또한 검토 중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신사 간 경쟁촉진 및 심카드 비용 부담이 완화돼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유틸리티 등 다양한 IoT 산업에서도 eSIM 서비스 활성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