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실내 공간을 사용자 환경에 맞춰 만드는 것이 파워 트레인보다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최재섭 현대모비스 의장모듈설계섹터장은 “자동차는 단순히 사람을 이동시키고 물건을 나르는 수단에서 움직이는 생활공간이 됐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과거에는 파워트레인 기술이 자동차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했다. 전기차 시대로 들어서면서 스마트폰, 전자 회사 등이 자동차 산업에 진입하고 있다. 모터, 배터리만 있으면 구동이 가능하기에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최 섹터장은 “현재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고 있고 향후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더해진다면 자동차는 사무공간, 휴식공간 등으로 활용된다”며 “기존 자동차의 완전변경 모델이 나오는 것과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는 모터가 엔진을 대체하고 바닥이 평평해져 실내 공간이 넓다”며 “운전만 하는 좁은 공간에서 생활공간으로 바뀌면서 더 많은 편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기술 등을 무선 업데이트(OTA) 기능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는 내장과 관련해서는 콕핏 모듈 패키지 슬림화와 함께 다양한 무빙 부품, 친환경·경량화 소재, 시나리오 조명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외장은 경량화를 위한 부품 통합, 전비를 높이기 위한 공력 개선, 외부와 소통하는 수단인 인터랙션 범퍼나 라이팅 그릴 개발 등이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뿐 아니라 가전사, 휴대전화 부품사 등과도 협업해 기술을 개발한다.
최 섹터장은 “자율주행 레벨 수준이 3, 4로 고도화하면 내장의 팝업 컬럼, 테이블을 포함한 운행 조건별 모드 전환 콕핏 테이블, 외장의 인터랙션 범퍼 기술 등도 양산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몇 년간 신흥 업체가 속속 등장했으나 전통적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 강점은 미래차 시대에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부품이 전자 제품 대비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최 섹터장은 “전자회사들이 전장부품은 잘하지만 자동차에 요구되는 사양을 맞춰 설계하려면 추가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현대모비스는 과거 자동차를 직접 만들었던 회사로 다년간 설계 경험과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인력 채용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미래를 위한 혁신, 내일의 모빌리티'라는 회사 비전에 맞춰 더 나은 사용자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