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등 14개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국들은 8~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최된 IPEF 장관회의를 통해 △무역 △공급망 △청정경제 △공정경제 등 4개 분야 각료선언문에 합의하고, 공식 협상개시를 선언했다.
이번에 발표된 각료선언문은 지난 5월 출범 이래 진행되어 온 집중적인 협의 결과물로서, 디지털, 공급망, 기후변화 등을 다루는 새로운 경제협력체제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참여국들은 이번 각료선언문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필라(Pillar·분야)별 협상을 통해 규범과 협력의 세부 내용과 방향을 구체화 해나갈 예정이다. 필라2~4는 14개국 모두 참여하고 필라1은 인도를 제외한 13개국이 참여한다.
먼저 필라1 '무역'에서는 팬데믹 이후 부각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 농업·식량안보, 노동 환경, 무역원활화, 투명성 등 무역 규범과 협력을 합의했다.
참여국들은 기존 무역협정에서의 관세인하를 통한 시장개방 대신, 역내 디지털 교역 활성화, 친환경·저탄소 교역 및 투자 촉진, 농업기술혁신 및 식량안보, 통관절차의 디지털화 등 새로운 분야의 수준 높은 규범 정립과 협력의제를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디지털경제'와 관련해 국경간 데이터 이전, 신기술 활용, 디지털 관련 표준 및 중소기업 협력 등을 통해 역내 디지털교역을 촉진하고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하였다. 아울러,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경제의 특성을 감안, 정부의 공공정책 권한을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농업'은 식량안보와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다양한 협력을 추진키로 하고 식품·농산물 교역의 투명성 및 절차 개선을 통해 식량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로 하였다.
'노동'은 포용적 성장을 위한 노동자의 권익 보장과 인력개발 등을 추진키로 하고 디지털 경제로 새롭게 부각되는 노동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해나가기로 하였다.
'환경'은 기후위기 대응 및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기존의 환경 관련 협약 의무 이행과 함께, 녹색투자 및 금융을 확대하고 환경상품·서비스 교역 및 순환경제를 촉진키로 하였다.
'무역원활화' 차원에서 통관절차 간소화 및 투명성 개선, 관세행정의 디지털화 등을 통해 수출입기업들이 직면한 통관애로를 해소함으로써 역내 교역을 촉진하기로 하였다.
이외에 참여국의 투명한 규제절차 확보, 시장경쟁 및 소비자 보호 강화, 기술지원·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였으며, 여성·농어촌·사회적약자 등이 IPEF의 혜택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였다.
필라2 '공급망' 분야는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해 인태지역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IPEF 공급망 필라에서는 공급망 교란 완화를 위해 각국이 합의하는 핵심 분야·품목 중심으로 위기대응 메커니즘을 마련하고, 투자를 통해 공급망 복원력을 강화하는 한편, 물류 강화 및 인력 개발을 위해 공조하기로 하였다.
필라3 '청정경제' 분야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역내 협력방안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파리협정에 기반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대응 목표를 강조하는 한편, 청정에너지 전환이 시장투자 등 상업적 기회를 창출함을 부각하면서, 민간 부문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다각적 인센티브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 특징이다.
필라4 '공정경제' 분야는 공정경제 환경 구축을 통한 글로벌 통상환경 투명성 제고에 합의했다. 14개 참여국은 교역, 투자 등 역내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공정경제 환경 조성을 목표로 조세 투명성을 제고하고 반부패 협약 이행을 강화하는 한편, 이를 위해 개발도상국의 역량강화 및 기술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하였다.
한국 정부는 4개 분야 협상에 참여해 우리의 이해를 적극 반영해 나가는 한편, 구체적인 실익을 조기에 체감토록 하는 공급망 안정화, 청정에너지 분야 등에서의 국가간 협력사업도 발굴 제안해 나갈 계획이다. 산업부·기재부·외교부뿐 아니라 농림부·해수부·과기부·법무부·법제처·권익위 등 20개 이상의 관계부처와 업계 전문가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원팀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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