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반위, 대리운전 콜 공유 한시적 허용...6개월 후 최종 결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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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위원회가 티맵모빌리티와 중소 대리업체 간 콜공유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6개월 간 콜공유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유지 또는 중단을 최종 결정한다.

동반위 실무위원회 소위원회는 지난 추석 연휴 직전 신청단체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와 이해관계자 티맵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의견을 청취한 뒤 이같이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 후 시장 상황을 평가하는 기준은 △콜 처리율 △중소 대리업체 운행 완료건수 △콜처리율과 중소 대리업체 운행 완료건수 각 50% 반영 등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택하기로 했다. 동반위는 14일 실무위에서 1개안을 결정해 21일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6개월 간 시장 데이터를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동반위 최종안이 전해지자 공방의 당사자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와 티맵모빌리티 모두 반발했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조건부 허용에 반대하며 콜 공유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티맵 대리' 앱 콜을 수행할 기사가 늘어 '카카오 T 대리'처럼 성장하면 전화 콜 사용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티맵모빌리티는 동의한 업체들과만 콜을 공유하고, 콜 처리율을 개선하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고 봤다. 다만 조건부 허용 시 시장 상황 평가 기준을 '운행 완료건수'로 삼는 것엔 반대 입장이다. 중개 프로그램 특성상 콜 처리율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지소프트가 운영하는 대리운전 중개 플랫폼 '로지'는 중소업체의 콜을 등록하면 기사들이 콜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운행 완료건수는 중소업체가 콜 등록건수가 줄면 감소하기에 데이터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로지 이외에도 콜마너, 아이콘 등 경쟁 중개 프로그램에 콜 등록이 가능하다.

부정 행위가 없더라도 국내 대리운전 시장 특성상 6개월 뒤 콜 공유 중단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3조원 규모로 추산되나 추가 성장 가능성이 낮고 사업자 간 점유율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티맵모빌리티가 점유율을 늘리면 중소업체, 카카오모빌리티 운행 완료건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콜 처리율을 기준으로 한다면 대기업의 급진적 점유율 확대에 따른 중소업체 피해 여부를 반영하지 못한다. 티맵모빌리티는 이와 관련해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에 자사 사업 확대로 인한 피해를 증빙하면 보상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중소업체가 이를 직접 증빙할 방안이 사실상 없다면서 반대했다.

한편,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6월 로지소프트를 547억원에 인수했다. 부족한 대리기사를 늘려 티맵 대리 콜 처리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에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도 같은 목적으로 2019년 중개 프로그램 '콜마너'를 인수했고 현재 카카오 T 대리와 콜 공유를 진행하고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