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가 조주완 LG전자 CEO와 회동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 협력과 투자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짐 켈러 CEO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전설'로 평가 받는 인사다.
업계에 따르면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는 최근 한국을 찾아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 경영진과 회동하고 5일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와는 AI 반도체 사업에서 협력 뿐 아니라 텐스토렌트 투자와 관련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의사결정까지 마쳐 조만간 양사 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가 있을 전망이다.
텐스토렌트는 2016년 설립된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반도체 설계 전문가인 짐 켈러가 수장을 맡아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AMD에서 젠(Zen) 아키텍처를 개발했고, 애플과 테슬라에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및 자율주행 시스템 설계, 인텔에서 프로세서 기술 혁신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 주도로 1억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해 관심을 모았다.
텐스토렌트와 LG전자의 인연도 작년부터 시작됐다. LG전자가 텐스토렌트와 협력, AI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스마트 TV를 포함한 LG전자 제품에 탑재될 AI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LG전자가 AI 반도체 칩 개발 로드맵을 준비하는 데도 텐스토렌트가 적극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는 텐스토렌트 반도체 설계자산(IP)을 공급받는 고객이다. 지난 6월에는 구광모 LG 회장이 미국 현지 사업 점검과 AI 생태계 전반을 살피기 위해 방미했을 때 짐 켈러 CEO와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영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짐 켈러 CEO의 이번 방한은 LG전자와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텐스토렌트에 LG전자가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텐스토렌트는 현재 AI 반도체 개발과 IP 공급 사업을 위해 추가 투자를 추진 중인데, 일각에서는 LG전자도 투자 행렬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