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통신은 빛 알갱이를 이용한 통신을 의미한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양자기술을 적용, 송·수신자만 해독이 가능한 암호키를 만들어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현재 통신망은 디지털 신호 0과 1을 구분해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보안을 위해 암호키를 사용하지만 암호키가 외부에 노출되면 관련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양자는 0이나 1이라는 특성이 결정되지 않은 기술이다. 상호 통신을 위해 정보를 보내는 쪽과 받는 쪽 끝단에 각각 양자암호키분배기(QKD)를 설치하고 매번 다른 암호키로 0 또는 1을 결정한다. 양자 암호키는 한 번만 열어 볼 수 있다. 중간에 유출되더라도 곧바로 대처가 가능해 해킹이 불가능한 기술로 평가된다.
컴퓨터 계산력을 극대화할 양자컴퓨터가 본격 상용화되면 정보 탈취를 예방할 양자암호통신 필요성과 중요성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양자컴퓨터는 에너지, 화학공학, 재료과학,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기존 컴퓨터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악용 소지가 있다.
양자컴퓨터가 빠른 계산력 등을 기반으로 공동인증서와 같은 기존 암호체계를 모두 무너뜨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양자암호통신을 정교하게 개발하고 고도화해야 하는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가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QKD와 양자난수생성기(QRNG) 개발에 매진했다.
2018년 양자암호통신 세계 1위 기업인 스위스 IDQ를 인수했고 양자암호통신 핵심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통합관리 규격이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에서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다. 세계 최초로 국가 시험망 코렌(KOREN)에서 서로 다른 통신장비사 간 양자암호통신망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연동 실증도 성공했다.
KT는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5세대(5G) 통신 데이터 전송 실증에 성공하는 등 QKD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가 국제표준 승인 기술에 기반을 둔 전용장비를 독자 개발, 장비 선택폭이 넓고 호환성과 확장성이 크다. 초고속 양자암호통신 시스템 개발과 서울·부산 최장거리 양자암호통신 실증, 국제표준화 선도 등 연구개발도 병행한다.
LG유플러스는 3사 중 유일하게 양자내성암호(PQC) 보급화에 집중하고 있다. 양자내성암호는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보다 이론상 연산속도가 1000만배 빠른 양자컴퓨터도 풀어낼 수 없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다. QKD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비용적 강점도 있다. 서울대·크립토랩 등과 PQC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