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플랫폼기업 전환은 고객과의 접점을 강하게 갖고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이 미래에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시장 흐름을 반영했다. 통신으로 확보한 데이터와 고객 접점을 소비, 미디어, 교육, 가상자산 등 디지털플랫폼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성장 한계에 봉착한 통신사가 플랫폼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플랫폼 사업 성과에 따라 분사 등 기업구조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3.0 전략에 따라 4대 핵심플랫폼 사업을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웹 3.0 분야로 설정하고 이를 집중투자·육성할 계획이다.
라이프스타일 분야는 통신과 연계한 '유독' 구독 서비스가 중심이다. 통신 산업의 본질이 월 요금을 내는 구독서비스임을 감안했다. LG유플러스라는 디지털플랫폼 접점을 통해 일상에서 생활용품까지 편리하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 DIY요금제와 e심 등을 통해 통신서비스를 디지털화하며 고객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헬스케어·펫·여행 등 연계사업을 확대하고, 5년 후 700만명이 이용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놀이플랫폼은 IPTV와 콘텐츠 사업을 혁신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이다. 유플러스(U+)tv를 실시간 채널과 온라인 OTT의 데이터를 통합하는 OTT tv로 진화시키고, 스포츠·아이돌 콘텐츠 자체 제작을 확대한다. 고객의 콘텐츠 반응 데이터를 분석해서 새로운 콘텐츠 제작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성장케어 플랫폼은 국내 대표 교육콘텐츠로 자리 잡은 '아이들나라'를 모바일 중심 '키즈 OTT'로 업그레이드한다. 양방향 학습 콘텐츠를 확대하고, 교보재 상품을 맞춤형으로 제안하는 커머스 플랫폼도 구축하며, '키즈 넷플릭스'로 진화해서 글로벌시장까지 진출한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첫 번째 스핀오프(분사) 대상으로 검토한다.
웹 3.0 분야에서는 가상자산 등을 활용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아이돌·콘텐츠 대체불가토큰(NFT) 등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메타버스와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한다.
각 플랫폼은 중장기적으로 타사 이용자에도 개방한다. 사업 성과에 따라 분사도 추진할 가능성을 열어 뒀다. LG유플러스의 플랫폼 사업 비중이 성공적으로 확대될 경우 기업가치도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2027년 기업가치 12조원 목표를 제시했는데 증권가에서는 최근 통신사의 신사업 비중과 구조변화를 기업가치로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과거 LG텔레콤·데이콤·파워콤이 유무선 통신사업을 따로 전개하던 시기를 유플러스1.0으로 정의했다. 3사 합병 이후 롱텀에벌루션(LTE)과 5세대(5G) 이동통신을 핵심 사업으로 성장 기반을 구축한 시기를 유플러스2.0. 혁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플랫폼 서비스를 꽃피우는 시기를 유플러스 3.0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이 과정에서 5세대(5G) 이동통신과 6G 등 통신 본연의 가치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도 다짐했으며, 공정한 네트워크 투자 비용 분담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망 투자를 감당해 나가면서 네트워크 사업을 지속하는 문제와 관련해 6G에서는 고민이 더 커질 것 같다”면서 “주요 글로벌 콘텐츠제공 사업자가 망 사용 대가에 대해 분담하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