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가성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반값 델리 제품에서 더 나아가 MZ세대와 리셀러(상품을 되파는)를 타깃으로 중고 상품 전문관을 구성했다. 특히 중고 명품 거래는 국내외에서 크게 늘면서 급격히 커지고 있어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중고 상품을 전문으로 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신촌점에 문을 연 중고 상품 전문관은 유플렉스 4층에 위치했고 806㎡(244평) 규모로 들어섰다. 입점 매장은 중고상품(세컨드핸드) 의류 플랫폼 브랜드인 '마켓인유'와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 친환경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리그리지', 럭셔리 빈티지 워치 편집 브랜드 '서울워치' 등이다. 의류 상품은 세탁 전문 업체를 통해 세탁과 살균을 거치고 명품은 전문가의 감정을 받은 상품을 선별해 판매한다.
마켓인유는 국내 최대 물량을 운영하는 세컨핸드숍으로 최근 판교점과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팝업 행사장 고객 중 80% 이상이 MZ세대일 정도로 젊은 고객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마켓인유는 칼하트·리바이스·챔피온 등 중고 의류 상품을 상시 6000여벌 이상 판매한다. 친환경 빈티지 플랫폼 리그리지는 미국·유럽·일본 등의 주얼리·테이블웨어·향수 등 빈티지 아이템을,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는 희소성이 있는 100여개 이상 중고 명품을 선보인다. 빈티지 워치 전문 브랜드 서울워치는 1960~2000년대 출시된 빈티지 럭셔리 시계 200여개를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중 미아점에도 중고 매장을 열 예정이다.
대형 e커머스 업체들도 중고 명품 거래에 뛰어들었다. SSG닷컴은 지난 달부터 번개장터와 제휴해 중고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번개장터 명품 편집숍인 '브그즈트 컬렉션'은 미사용 리셀(재판매)상품과 중고 명품을 판매한다. 상품은 브그즈트 컬렉션 소속 명품 감정사가 인증해 정품 보증서도 함께 제공한다. 가품 발생 때는 구매액의 300%를 보상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명품 e커머스 시장뿐 아니라 명품 리셀 시장이 함께 확대되는 것에 착안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보증하는 하이엔드 명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중고 커뮤니티 '중고나라' 지분을 인수한 롯데쇼핑도 조만간 중고 명품 거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롯데온은 온라인 명품 전문관인 '온앤더럭셔리'를 오픈했다. 그 동안 온라인 상에서 명품을 판매해 왔지만 전문관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롯데온 온앤더럭셔리는 상품담당자가 직접 수입한 상품부터 면세점 재고 명품, 사전 검수 프로그램을 거친 상품까지 약 20만개 명품을 할인 가격에 선보인다.
한편 나이키코리아가 소비자 이용약관에 재판매를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했지만 사실상 단속이나 제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최대 리셀 플랫폼 크림과 솔드아웃에 이와 관련한 별도 요청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