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 ESG 규제 대책 서둘러야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청(NBIM)이 우리나라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추가로 제외했다는 소식이다. NBIM은 최근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그룹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최상류에서 중금속 발암물질인 카드뮴 오염수를 불법 배출해 환경부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어 해외로부터도 투자가 불가한 회사로 낙인찍혔다.

이로써 NBIM의 투자배제 및 감시기업 명단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한국전력공사, KT&G, 현대건설,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한해운, 풍산그룹,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9개사로 늘었다.

우려스러운 것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해외 규제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 10개사에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고 글로벌 대형 투자기관들이 우리 기업들에 환경 보호, 노동권 보장, 부패 척결 등 ESG 경영 책무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전망이다.

ESG 평가기관 MSCI에 따르면, ESG 규제 건수는 2017년 이후 폭증하고 있다. 2017년 111건이던 것이 2019년에는 203건으로 늘었다. 특히 유럽의 정부기관들이 이 같은 규제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거나 노동과 인권과 관련한 이슈가 발생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서 아예 배제하겠다는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출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대비가 시급하다. 기업의 자발적 노력은 물론 이슈에 적극 대응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도 세밀하게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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