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코리아2022]김종환 SK하이닉스 부사장 "메모리에 로직 반도체 결합해 새시장 연다"

김종환 SK하이닉스 D램 개발 부사장이 지속가능한 환경과 ICT 세상을 위한 메모리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김종환 SK하이닉스 D램 개발 부사장이 지속가능한 환경과 ICT 세상을 위한 메모리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SK하이닉스가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를 결합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일반 D램에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분리된 반도체를 단일칩으로 구현, 메모리 반도체 한계를 극복한다. 이 기술로 세계 최대 수요처인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을 열겠다는 포석이다.

김종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19일 테크코리아 2022 주제 발표에서 “SK하이닉스가 '엑셀러레이트 인 메모리(AiM·Accelerator in Memory)'와 'GDDR6-AIM'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과 제품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연산 기능을 결합한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피온은 SK그룹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업체다. 사피온 AI 반도체에 SK하이닉스 GDDR6-AIM를 융합한 형태의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AIM은 일반 D램에 중앙처리장치(CPU), 중앙처리장치(GPU) 연산 성능을 갖춘 반도체를 말한다. D램 메모리 단품칩에 CPU, GPU 로직 반도체 기능이 추가됐다. D램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지만, 로직과 같은 연산, 추론 기능을 할 수 없다. PC, 모바일에 메모리 반도체 성능을 올리는데 집중했고 사실상 로직 통합칩 수요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에 AI 연산 장치(Accelerator) 기능을 추가해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더했다. D램 메모리 보다 최대 속도를 16배 올리고 에너지 소모량을 80% 줄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기술에 CPU·GPU 기능을 더해 연산, 에너지 사용, 비용 측면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궁극적인 목적은 컴퓨팅 인 메모리(CIM·ComPuting In Memory)를 구현하는 것이다. 메모리 제품과 CPU, GPU를 원칩화하는 데 맞춰져 있다. 현재 반도체 빠른 연산과 데이터 처리를 맡는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는 인텔, 엔비디아, 퀄컴 등 소수에 불과하다. 시스템 반도체 영역이 넓은데다 글로벌 ICT 메이커와 협업해 시장 공략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기존 메모리가 PC, 모바일뿐 아니라 5세대(5G), AI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선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김 부사장은 세계 CIM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 메모리와 인텔, 엔비디아 로직 반도체를 한 칩에 구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는 수개의 HBM3와 CPU, GPU를 한 패키지에 구현해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 개발 이후 CPU, GPU와 최대 6개 HBM을 단일 패키지에 구현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8개 이상의 HBM을 로직칩과 패키징하는 기술 개발이 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CIM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기술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개발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응과도 맞닿아 있다. 김 부사장은 ESG는 반도체 업계의 필수적인 도전 과제라고 설명했다. D램 개발을 하면서 소비 전력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전력 감소는 이산화탄소 감축과 직결된다. 고성능 D램과 로직 반도체를 함께 구현한 반도체가 SK하이닉스 ICT 대응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도전 과제들이 있다”며 “획기적인 메모리 반도체 솔루션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