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의 발전은 우리 금융 생활에 많은 편리함과 이로움을 가져다주고 있고 유니콘 기업까지 탄생시키며 우리나라 금융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금융사기 등 각종 금융 범죄에 쉽게 노출되면서 사업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대부분은 자금세탁방지 등 기존 금융사들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법·규정 준수를 요구받고 있으며, 각종 금융사기나 보이스피싱 등과 같은 범죄로부터 고객과 자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문제는 많은 핀테크가 준법 대응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투입할 재정적인 여유가 없으며, 재정적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준법 업무 유경험자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금융 감독기관도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핀테크의 준법 의무 이행에 충분한 시간을 주었고, 협회 등을 통해 이행을 독려하며 지원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빈발하는 금융 사고로 이러한 시간은 거의 끝나고 있다. 즉 이제는 핀테크도 철저한 준법 의무 이행을 필수적으로 정확하게 이행해야 하는 시간이 됐다.
영국의 금융행위감독청(FCA)은 2016년께부터 준법 의무 이행을 위해 레그테크(RegTech; Regulatory Technology)를 창안해서 레그테크를 통한 준법 업무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레그테크란 준법 대응 업무를 기존 방식이 아닌 혁신을 통해 '업종 맞춤형 비용 효율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혁신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영국 FCA가 강조하는 것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첨단 IT를 통한 혁신이다. 우리나라 금융감독원도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추어 2017년부터 '레그테크 포럼'을 개설해서 핀테크와 기존 금융회사 및 솔루션 업체들을 아우르며 레그테크를 통한 금융준법 업무혁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레그테크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레그테크를 도입하려는데 어떤 제품을 도입하면 되는가'이다. 레그테크는 하나의 제품이나 솔루션이 아니라 개념적인 것이며, 첨단 IT를 이용한 준법 대응 업무혁신의 한 방법이다. 이렇다 보니 레그테크는 금융감독원이나 솔루션 회사의 노력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을 보유한 회사와 자금세탁 방지와 같은 준법 업무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 업권 및 협회, 감독기관이 생태계를 이루어서 상호 협조 아래 생태계를 발전시키며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본다.
지금 핀테크가 당면하고 있는 자금세탁 방지와 같은 준법 대응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협회 등의 주도 아래 업권별 회사와 준법 솔루션 개발사가 긴밀한 협조와 상호 협의를 통해 핀테크 업종별 맞춤형 대응 방안을 찾아서 레그테크를 이용하여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 가능한 준법 대응 업무 절차 및 비용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핀테크는 준법 리스크 없는 안정적인 사업을 운영하고, 솔루션 회사는 레그테크를 활용한 '업종 맞춤형, 비용효율적 솔루션 구현'을 통해 동반 발전하자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핀테크와 레그테크는 사업 성공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동반자라 할 수 있다.
박만성 옥타솔루션 대표 mspark@octasolut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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