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가 내년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신형으로 교체하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한다. 신기술을 접목해서 경쟁력을 강화한 신차 5종을 쏟아내며 글로벌 SUV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부품난으로 생산이 제한된 상황에서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고수익 차종을 앞세운다.
현대차·기아는 내년 상반기에 '베뉴'와 '코나' 신형 모델을 시작으로 전기차 'EV9'을 연달아 투입한다. 판매를 이끌 간판급 중형 SUV '싼타페'와 '쏘렌토'도 내년 하반기 중에 모델 변경을 거친다. 이 가운데 EV9은 기존에 없던 신차다. 코나와 싼타페는 플랫폼부터 디자인, 파워트레인 등을 모두 개선한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이다. 베뉴와 쏘렌토는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임에도 신차급 디자인 변경에 나선다.
기대를 가장 크게 모으는 신차는 기아 EV9이다. 남양연구소에서 최종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는 EV9은 내년 1분기 공개 후 4월 출시를 확정했다. EV9은 EV6에 이어 기아의 전용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두 번째 전기차다. 대형 SUV로 몸집을 키워 모하비에 이어 플래그십 SUV 역할을 맡는다.
앞서 기아가 공개한 콘셉트 EV9 스펙에 따르면 차체 크기는 전장 4930㎜, 전폭 2055㎜, 전고 1790㎜, 휠베이스 3100㎜로 모하비와 전장과 전고가 같으며 전폭은 135㎜ 넓고, 휠베이스는 205㎜ 길다. EV9이 목표로 하는 제시한 성능은 1회 충전으로 최대 300마일(482㎞) 주행, 350㎾급 초급속 충전 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 20~30분이다. 기아 양산차 최초로 레벨3 수준 최신 자율주행 기능 탑재도 예상된다.
현대차는 내년 1분기에 소형 SUV 라인업인 베뉴와 코나의 신형 모델도 출시한다. 소형 SUV 시장에서 기아 셀토스, 니로 등에 밀린 현대차가 신차를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설지 주목된다.
2019년 출시 이후 첫 부분 변경을 거칠 베뉴는 이미 인도에서 현지 생산과 판매를 개시했다. 국내에서는 판매 저조로 신형 도입이 늦춰지며 단종설이 나왔으나 현대차는 내년 초부터 신형으로 교체해 판매할 예정이다. 신형 베뉴는 최근 부분 변경을 거친 대형 SUV 팰리세이드처럼 더 넓어진 캐스케이드 그릴에 헤드램프, 주간주행등을 하나로 이어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디지털 계기판과 커넥티비티 기능 등 신기술도 새롭게 선보인다.
현대차 대표 소형 SUV 코나도 2세대로 바뀐다. 양산 전 모델 개발을 마치고 마지막 품질 점검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 말 양산에 들어가 내년 초 출시가 유력하다. 신형 코나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우선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배출가스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디젤 모델은 내놓지 않는다. 이후 전기차와 고성능 N 모델을 추가, 풀라인업을 갖춘다.
현대차 싼타페는 세대 교체, 기아 쏘렌토는 부분 변경을 각각 단행한다. 최근 국내외 도로에서 위장막을 씌운 테스트 차량이 목격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5세대에 해당하는 싼타페는 내년 3분기 출시가 예정됐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3세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휠베이스를 키우고 각진 디자인으로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쏘렌토는 전면 디자인을 텔루라이드처럼 변경하는 등 부분 변경 모델임에도 신차처럼 디자인 변화의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