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공개행사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2'가 역대급 규모로 개막했다. 사전 신청자만 1700여명을 돌파해 코로나 이전 최대 규모였던 1000여명 수준을 넘어섰다. 전시부스는 과거 20여개 안팎에서 62개로 확대해 성장한 국내 핀테크 업권 위상을 보여줬다.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코리아 핀테크위크 2022에는 역대급 관람객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개막식과 기조연설에 이어 열린 핀테크 정책 설명회에는 금융당국 핀테크 정책 기조와 새로운 지원책을 확인하려는 핀테크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전시에 참가한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 모두 최신 서비스와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NH농협금융지주는 국내선 항공 탑승수속에 적용된 손바닥 장정맥 인식 솔루션을 시연했다. 금융권이 보유한 생체 데이터를 비금융 영역으로 확산한 첫 사례다. KB금융그룹은 은행 중 처음으로 시도한 'KB VR 브랜치' 테스트베드 버전을 선보였다. VR로 가상 영업점을 만들고 리브 넥스트 앱 API를 이용한 송금거래가 가능하도록 시범 구현했다.
국내외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킨 주요 핀테크 기업들도 서비스를 알리는데 대거 나섰다. 위닝아이는 별도 지문인식 장치 없이 스마트폰에서 소프트웨어로 지문을 인식할 수 있는 비접촉 솔루션을 전시했다. 아톤은 화이트박스 암호화 기반의 소프트웨어형 보안매체 엠세이프박스(mSafeBox)를 선보였다.
온투기업 피플펀드는 이자 부담을 낮춰주는 대출상품을 제공하고 이자를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과 AI신용평가 기술을 소개했다. 윙크스톤파트너스는 비대면 모객 대출 시스템과 AI 복합신용평가 시스템을 중심으로 선보였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확 바뀐다…신속·명료·내실화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스타트업 CEO 여러분, 샌드박스의 문을 힘차게 두드려 주십시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코리아핀테크위크2022' 개막식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금융규제 샌드박스 개편을 예고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서비스가 '그레이 에어리어'에 있어 위법 판단이 모호할 경우, 심사를 통해 한시적 기간 동안 법 개정 없이도 운영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제도를 말한다. 당국은 규제 완화 효과를 미리 시험해볼 수 있고 사업자는 사업성을 미리 테스트해 볼 수 있다. 올해 9월 기준 224건이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이 됐고, 138건이 시장에 출시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도입 성과도 적지 않다.
금융위는 이번 개편을 '내실화'에 초점을 둔다. 개편 일환으로 '책임자 지정제'를 신규 도입한다. 책임자 지정제는 경험과 물적·인적 인프라가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법률·회계·사업 전문가를 매칭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핀테크지원센터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혁신 아이디어 사업화를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이동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은 “심사체계를 전문성, 객관성에 기반해 신속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도록 개편하려고 하는데, 혁신 위원회에 민간 공동위원장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심사기준을 더욱 더 명확하게 하는 것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금융 샌드박스 제도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세간의 지적도 받아들여 보완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샌드박스 적용 기간은 2년이고 특례를 받더라도 2년만 더 연장되기 때문에 이후 최장 4년 이후의 사업 지속성에 대해 불안감이 크다는 문제 제기가 많았다.
이에 따라 당국은 특례 적용 여부 등 처리 방향을 초기 통보, 기업이나 시장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사업 중단 리스크에 대해서도 사전 대응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내실화를 포함 4가지 과제를 중점 사업으로 선정하고, △핀테크 기업의 투자·유치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지원 인프라를 점겅·강화하고 △인공지능, 클라우드 및 망분리 등에 대한 규제 유연성을 확대하며 △불가침의 성역 없이 기존 규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금융산업 전반의 디지털 규제개혁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4가지 정책 방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현장 속에서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금융 혁신이 지속, 선순환될 수 있는 정책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3년만에 공개행사로 전환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
-
이형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