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7~9월)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76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3분기 15조8175억원 대비 31.73% 줄었다. 2019년 4분기 이후 3년 만에 전년 대비 역성장이다. 사업 부문별 실적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반도체(DS)가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DS부문 3분기 영업이익을 6조원 안팎으로 추산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약 30% 줄어든 수치다.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던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역시 재고 조정 등으로 판매 수익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에도 메모리 불황이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DS부문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세계 경기 둔화로 정보기술(IT) 제품의 최종 수요가 약세를 보이며 하반기 연말 특수 기대감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DS부문은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강화, 활로를 모색한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포럼 행사에서 5년 뒤 1.4나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양산 목표를 선언했다. 메모리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 테크 데이'에선 5세대 10나노급 D램을 내년, 2024년에 9세대 V낸드를 각각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과감한 투자로 메모리 분야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며 글로벌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스마트폰(MX)과 디스플레이는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업체의 신제품 출시와 환율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MX부문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4'와 '갤럭시Z 폴드4'의 출시로 비교적 선방했다. 폴더블폰이 호평을 이어가며 주춤한 반도체 사업을 떠 받쳤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MX부문 매출을 약 30조원 안팎으로, 영업이익은 약 2조원 중후반대로 추산했다.
스마트폰(MX) 부문은 4분기에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가 없다. 갤럭시Z 플립4·폴드4의 공격적인 판매에 나서는 등 아이폰14 시리즈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TV 등 세트(완성품) 수요 부진과 원가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VD(영상디스플레이)·가전 부문은 4분기 성수기를 맞아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친다.
LG전자는 3분기 매출액 21조1714억원, 영업이익 74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68억원과 비교해 25.1% 증가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5.8%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당시 제너럴모터스(GM) 리콜 충당비로 약 4800억원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약 3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3분기 생활가전(H&A) 부문 영업이익은 3000억원대로 추산된다. LG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의 견조한 매출 성과로 H&A 부문은 비교적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터인먼트(HE) 부문의 경우 증권사마다 추정치 편차가 큰 편이나 2분기보다 적자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HE사업부는 2분기에 189억원의 적자를 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및 유럽 내 에너지 공급 불안이 소비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VS(전장) 부문은 500억원대 흑자가 예상된다. LG전자의 미래 먹거리이자 성장 산업인 VS가 2분기 연속 흑자를 낸 것은 고무적이다.
효율적 공급망 관리와 자동차 부품 판가인상 등이 VS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4분기에는 완성차 판매가 늘어나고 수주 물량을 매출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VS부문은 4분기에도 완성차 업체의 추가 수요에 대응하면서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HE부문은 4분기에 세계 첫 97형 올레드 TV와 게이밍 전용 벤더블 올레드 TV인 'LG 올레드 플렉스'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매출과 수익성 확보에 집중한다.
삼성전자 분기 실적 추이
[자료:삼성전자]
LG전자 분기 실적 추이
[자료:LG전자]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