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핵심 부자재 기업들이 규슈 지역 '구마모토현'으로 집결하고 있다. 대만 TSMC가 해당 지역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구축하기로 하면서 일본 내 새로운 반도체 허브로 부상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최근 일본 내 반도체 제조 산업용 가스·약품 전문업체들이 구마모토현에 새로운 거점을 신설하거나 이전·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세우면서 반도체 생산량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구마모토현이 규슈 중앙에 위치해 물류 효율에 최적화된 것도 이점이다.
통상 반도체 생산 공정에는 다양한 산업용 가스·약품이 투입된다. 한 예로 반도체 표면은 공기중에서 쉽게 산화되기 때문에 무산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질소를 활용한다. 이밖에 모노실란(SiH4), 아르신(AsH3) 등 30종 이상 가스를 사용한다. 지난 2019년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에 나선 불화수소는 반도체 세정에 사용된다.
산업용 가스 전문기업 다이요닛폰산소는 기타규슈에 있는 물류거점을 구마모토현으로 확장 이전한다. 부지 면적은 현재 대비 약 2배 넓은 약 7500㎡다. 특수 가스 용기 보관소, 위험물 창고 등도 마련해 연내 가동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다이요닛폰산소가 TSMC를 비롯해 고객사 접근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봤다. 기존 거점에서 구마모토현으로 가스를 옮기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편도 2시간 반이다. 안전을 위해 운전자 2명을 투입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인건비도 만만치 않다.
다른 핵심 부자재 기업들도 구마모토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학품 전문기업 NRS는 내년 여름 가동을 목표로 구마모토현에 신규 물류 거점을 세운다. 약 40억엔(약 394억원)을 투자, 3만8000㎡부지에 화학품 및 고압가스 보관·배송 거점을 마련한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특수가스와 물, 설비 보수관리 등을 TSMC에 제공하는 재팬머티리얼은 오는 11월 구마모토에 공장과 가스창고 건물을 구축한다. 투자액은 약 30억엔(약 296억원)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