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동맹국 벨라루스가 ‘대테러 작전체제’를 도입했다고 14일(현지 시간) 밝혔다.
대테러 작전체제는 테러 차단 및 테러 사태 복구를 위해 도입되는 비상체제를 말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동맹국인 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마케이 벨라루스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보안기관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한 뒤 대테러 작전체제가 선포됐다"고 전했다.
마케이 장관은 “오늘날에는 아무도 신뢰할 수 없다. 이 모든 조치는 점령자들이 우리 땅에 한발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해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웃 국가들이 자국의 특정 지역을 장악하는 것을 포함한 도발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와 특수기관은 이웃국의 어떠한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우크라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인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는 자국을 공격하려는 징후가 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벨라루스가 대테러 작전체제를 발령함에 따라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10일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양국 연합지역군 전개에 합의했다면서, 1000명 이상의 러시아 병력이 벨라루스로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튿날인 11일에는 벨라루스군이 전투태세 점검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이번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요청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가 판세를 뒤집기 위해 벨라루스에 참전을 압박하고 있다는 서방권 보도가 이어짐에 따른 주장이다.
한편, 벨라루스는 1990년대 말부터 러시아와 ‘연합국가’(Union State) 창설을 추진하며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에 자국 내 군사기지를 제공하는 등 러시아를 적극 지원해왔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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