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제공해 찬사를 들었던 일론 머스크가 서비스 요금을 미 국방부에 청구했다고 CNN방송이 13일 보도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올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스타링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로 가동되는 스타링크 서비스는 전쟁으로 지상의 기반 시설이 파괴돼도 사용 가능해 통신, 군사 등 여러 활동에 사용돼 왔다.
그러다 최근 스페이스X 측이 미 국방부(펜타곤)에 서한을 보내 “더는 스타링크 서비스의 자금 부담을 떠안을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에 제공되는 서비스 이용 요금을 내줄 것을 요구했다고 CNN은 전했다.
스페이스X는 이 서한에서 우크라이나 스타링크와 관련해 연말까지 1억 2000만 달러(약 1712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 것이라며 향후 1년간 서비스 비용으로 4억 달러(약 5707억원)를 제시했다. 앞서 8일에는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 연말까지 스타링크 서비스 운영비가 1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홈페이지에 기재된 우크라이나 서비스 가격보다 스페이스X 측이 미국 국방부에 청구한 가격이 훨씬 비쌌다고 CNN은 지적했다.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2만여 대의 단말기 역시 약 85%가 미국, 영국, 폴란드 정부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는 “실제로 머스크가 미 국방부로부터 돈을 받으려 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더 이상 이 문제(우크라이나-러시아)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주 머스크는 우크라이나를 중립국화하고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양보하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을 발표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측 점령지의 탈환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최전방 지역 스타링크 서비스의 가동이 중단됐다는 보도까지 이어지자 그가 러시아편을 들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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