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에 쐐기를 박을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개막했다. 지난 10년간 중국을 이끈 시진핑 주석이 3연임에 성공하면 마오쩌둥 이후 처음으로 15년 집권한 지도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중국 공산당은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20차 당 대회 개막식을 개최했다.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는 중국 공산당 지도 체제와 기본 방침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관이다. 차기 국가 지도자를 비롯한 서열 상위 200위 이내 중앙위원을 선출하고, 당헌 개정안 및 중요 정책과제를 논의한다. 올해 당 대회는 오는 22일까지 7일간 의사 일정을 소화한다.

주요 외신은 이번 당 대회가 사실상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시발점일 될 것으로 봤다. 중국이 지난 2018년 헌법에서 임기 5년의 국가주석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하고, 당 대최 직전 열린 공산당 회의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을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이 3연임이 결정되면 앞으로 중국 정책 방향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시장 분석 전문가를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 10년간 추진한 기본 원칙과 전략을 바꿀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시 주석이 지난 10년간 '공동부유'를 명목으로 국가적 경제 통제, 군사력 강화, 대만 압박 등 권위주의적 선택을 내렸다면서 이 같은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봤다.
실제 시 주석은 이날 “중국식 현대화를 전면 추진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공동부유 실현을 강조한 것은 물론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중국에 한층 높은 수준의 '민족주의'를 강조한 시 주석이 앞으로도 이 같은 지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시 주석이 국유기업 역할을 우선하면서 많은 민간 기업이 압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의 권력 확대에 따라 잠재적 실패에 대한 책임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이 이번 당 대회에서 핵심 정책 성과로 언급한 '제로 코로나'를 대표 사례로 들며 국가 경제 성장 둔화, 기록적 청년 실업률, 주택 시장 침체 등을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당 대회 폐막 다음날인 23일 시진핑 주석을 '원톱'으로 하는 새로운 최고지도부가 발족할 것으로 보도했다. 시 주석 측근이 최고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7명 중 얼마나 포진할지를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다. 또 당헌 개정안에는 시 주석의 지위와 권위를 강화하기 위한 키워드가 담길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외신은 시 주석이 집권한 10년간 중국과 미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양국이 무역 전쟁부터 대만을 둘러싼 긴장 고조,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수출규제 등 수많은 갈등을 빚었다고 봤다. NYT는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미·중 분쟁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