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AG(이하 벤츠) 전기차 전용 모델에 핵심 모듈을 공급한다. 현대모비스의 대단위 모듈 해외 수주는 미국 크라이슬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0년 이상 쌓아온 모듈 시스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는 벤츠의 미국 공장 인근인 앨라배마 맥칼라에 공장을 조성하고 3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갔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에 모듈을 공급하는 앨라배마, 조지아 공장과 크라이슬러 모듈 공급을 위한 미시건, 오하이오 공장에 이어 미국 내 다섯 번째 생산 거점이다.

섀시는 차체 하부에 조립되는 조향, 제동, 현가 등의 부품을 총칭하는 말이다. 섀시 모듈은 이들 장치를 프레임을 중심으로 결합한 대단위 부품 조합이다. 장착 위치에 따라 프런트 섀시와 리어 섀시로 구분한다. 섀시 모듈은 차량의 주행 안정성을 결정하는 핵심 시스템에 해당한다.
현대모비스가 섀시 모듈을 공급하는 차종은 순수 전기차 모델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4개 차종에 현대모비스 섀시 모듈이 탑재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들 차종의 양산 일정에 따라 프런트 섀시와 리어 섀시 모듈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새롭게 구축한 앨라배마 공장에 4개 차종 섀시 모듈을 혼류 생산할 설비를 갖췄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섀시 모듈 수주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 기술 설명회를 갖고, 모듈 공장 양산 시스템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벤츠 관계자들은 현대모비스의 모듈 공급 능력을 꼼꼼하게 검증하는 과정에서 생산 기술력과 생산 관리 능력, 품질 관리 능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해졌다.
미국 크라이슬러에 이어 독일 벤츠에도 차량 핵심 모듈을 공급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대상 수주 기회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지리자동차 등에 전장류와 램프, 사운드 시스템 등 핵심 부품도 공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원급 현지 전문가를 영입해 고객 밀착형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지 영업과 수주 노력을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 수주 연간 목표(37억5000만달러)의 70%를 달성했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은 “모듈 사업 특성상 한번 공급 체계를 구축하면 장기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다”며 “우수한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바탕으로 고객사와 신뢰 관계를 높여 나가면서 더 많은 수주 기회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